“아파트 건설로 융·건릉 훼손 우려 유네스코에 현지실사 요청서 제출”

2014.08.31 20:31:41 1면

LH, 융·건릉-용주사-만년제 잇는 중심지 택지개발 추진
정조대왕문화진흥원, “정조 초장지 확인…개발 철회해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융·건릉이 아파트 건설계획으로 훼손될 우려가 크다며 ㈔정조대왕문화진흥원이 유네스코 본부에 현지실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조대왕문화진흥원은 지난 22일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융·건릉) 연계유적 보전 현지실사 요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고 31일 밝혔다.

요청서에 따르면 LH는 지난 2006년부터 융·건릉 바로 앞에 태안3지구를 지정, 택지개발을 시작해 왕릉의 부속시설인 용주사와 만년제 사이에 18층 높이의 고층아파트 3천80세대 건립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진흥원은 택지개발지구 안에 1800년에 조성된 정조대왕 초장지(初葬地·처음 묻힌 곳) 존재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이 일대 개발은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건릉(健陵·정조의 능)은 1800년 정조가 승하한 후 1821년 왕비 효의왕후와 합장하고자 당초 매장지에서 옮겨 조성한 무덤이다.

진흥원은 “2007년 5월부터 정조대왕 초장지를 포함한 융릉·건릉의 사적 확대지정을 문화재청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 요청했지만 계속 묵살되고 있다”며 “아파트 신축시 융릉·건릉의 역사문화적 가치가 크게 훼손되므로 현지실사를 통해 철저히 점검해 달라”고 유네스코에 요구했다.

이어 “조선왕릉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시 한국정부가 합의한 ‘보존의 약속’을 위반하고 있다”며 정부 관련 기관에 대한 엄격한 조치도 촉구했다.

이 요청서는 26일 유네스코에 접수돼 29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파리회의에서 안건으로 채택됐다고 진흥원은 전했다.

융·건릉과 정조 초장지 문화재 보존 논란은 대한주택공사가 1998년 화성시 송산·안녕동 일대 118만8천㎡를 태안3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하면서 시작됐다.

사업부지가 융·건릉(사적 206호)과 사도세자의 명복을 기리기 위해 중건한 용주사, 정조가 농업용수를 확보하려고 축조한 만년제 등 3개 유적지 한 가운데 놓여있기 때문이다.

특히 발굴조사에서 건릉으로 이장하기 전 정조의 초장지와 재실, 정자각 터가 발견되면서 학계와 문화계를 중심으로 보존여론이 확산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06년 부지조성공사가 시작됐으나 학계와 문화계의 반발로 2009년 이후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정조대왕문화진흥원은 정조대왕의 사상이 담긴 유적지 보존과 교육 및 문화사업을 위해 지난해 5월 발족했으며,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이태섭 이사장, 채수일 한신대 총장, 전국효운동단체총연합회 최성규 회장, 정조대왕기념사업회 유동준 이사장, 경기문화연대 이사장 황정호 전 용주사 주지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상훈기자 lsh@
이상훈 기자 l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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