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담뱃값 인상이 발표되자 보루 단위로 담배를 사가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요.”
11일 정부가 담뱃값 2천원 인상을 골자로 한 금연 대책을 발표하자 수원시내 편의점 등 담배를 판매하는 상점에 애연가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담배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수원의 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59)씨는 “최근 담뱃값이 10년 만에 인상될 것이란 뉴스가 연일 계속되자 담배를 한 번에 4~5갑씩 구입하는 고객들이 2배 이상 늘었다”며 “담배값 2천원 인상이 확정되자 이날 만 벌써 보루 단위로 담배를 사간 손님이 수십여명에 달한다. 이제 더이상 판매할 담배 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담뱃세(기금 포함)를 지금보다 2천원 올려 현재 2천500원인 담뱃값(담뱃세 포함)을 4천5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이후에도 물가와 연동해 담뱃값을 꾸준히 올리는 물가연동제를 도입하겠다는 ‘종합 금연 대책’을 발표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애연가들은 벌써부터 대대적인 담뱃값 인상을 우려해 ‘사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애연가인 이모(38)씨는 “갑당 2천원을 더 내고 담배를 피워야 한다는 생각에 일단 가능한 많이 사 놓으려 한다”며 “10보루면 20만원, 100보루면 200만원이 절약되는 셈인데 누가 미리 사놓지 않으려 하겠는가”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실제 수원의 A편의점과 B편의점은 지난 10일 하루 동안 담배 판매량이 지난주 보다 30% 이상 급증했고, C대형마트 또한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담배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직적 한 주간보다 무려 1.5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정부는 담뱃값 인상 발표 이후 담배 사재기를 막기 위해 담배 판매점 평균 매출과 물량을 관리할 예정이며 담배 불법 사재기가 적발될 경우 2년 이상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가된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