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를 품으면서 2020년에는 삼성동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18일 입찰 결과 현대차그룹이 10조5천500억원을 써내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부지 감정가인 3조3천346억원보다 3배 이상 높은 금액으로 예정가격과 비교해도 3배 이상 되는 거액이다.
이번 입찰에는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 등 응찰자 13곳이 참여했지만 두곳을 제외한 11곳은 자격을 갖추지 못해 무효처리됐다.
한전은 26일까지 현대차그룹과 부지매각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의 계열사로 컨소시엄을 꾸려 한전 부지 입찰에 참여했다.
현대차그룹은 한전부지에다 계열사를 아우르는 신사옥을 짓고, 한국판 ‘아우토슈타트’(독일의 자동차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세계 완성차 5위 업체 위상에 걸맞은 번듯한 신사옥을 짓겠다는 정몽구 회장의 숙원이 풀리게 된 것이다.
입찰 공고가 나자마자 참여를 공개적으로 선언했고, 한전부지 인수의 당위성과 절박함을 알리는 데는 전 계열사가 동원됐다.
정 회장의 베팅은 이번에도 통래 지난 1998년 기아차 인수전에서 삼성을 제치고 기아차를 품에 안은데 이어 17년 만에 펼쳐진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맛보게 됐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한전부지에 계열사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관제탑 역할을 할 초고층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짓는다는 구상이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폴크스바겐의 본사 ‘아우토슈타트’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초고층 신사옥뿐만 아니라 자동차 테마파크와 최고급 호텔, 백화점 등도 부지 내 함께 조성할 방침이다.
현대차 측은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이미 글로벌 제조사들은 본사와 인근 공간을 활용해 박물관, 전시장, 체험관 등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가 완공되면 해외행사 유치 등을 통해 2020년 기준 연간 10만명 이상의 해외 인사를 국내로 초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