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우유… 저장 한계치 도달한 우유업계

2014.09.21 22:09:55 4면

원유 과잉생산 장기화에 소비 위축 겹쳐 ‘비상’
분유재고 12년 만에 최고… 창고 확보도 어려워
“돌파구 마련 않으면 내다버리는 상황 불가피”

 

이상 기후에 따른 원유 과잉 생산 장기화 속에 우유업계가 한계상황에 직면해 위기 돌파를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특히 자발적인 수급조절에도 불구, 생산과잉 상태 지속으로 제품을 만들고 남은 우유가 넘쳐나 외부에서 임대해 사용하는 창고마저 확보하기가 어려워지는 등 이미 엄청난 손해를 본 우유업체들이 곧 수백억원의 적자를 떠안고 남은 분유를 헐값에 처분하거나 폐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우려된다.

21일 낙농진흥회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분유재고(제품으로 만들고 남은 원유를 말려 보관)는 1만4천896t으로 지난 2002년 이후 12년만에 가장 많은 상태다.

6월에 1만5천554t까지 치솟았던 분유재고는 7월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줄면서 소폭 감소했으나, 8월 들어 다시 생산량이 늘면서 상승추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우유 제조업체들은 우유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소비촉진에 나서거나 우유, 발효유 등의 신제품을 출시해왔지만 우유 및 유제품 소비는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다.

실제 이마트의 지난 8월까지 매출 집계 결과 우유가 1.8%, 요구르트 2.8%, 우유가 포함된 냉장음료 4.9% 등 전체 유제품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 줄었다.

이에 따라 업체와 거래 농가들은 생산량 조절에 온갖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대중국 수출길마저 막히면서 남은 우유가 계속 쌓여가는 등 한계상황에 직면한 실정이다.

한 업체의 경우 현재 하루 200t 이상의 잉여 원유가 발생하며 탈지분유 형태로 저장중인 우유는 전체 분유재고의 35%에 해당하는 6천t에 이르고 있다.

자체 창고가 이미 포화상태여서 외부 창고를 임대해 5천t가량의 탈지분유를 추가로 저장중인 이 업체는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탈지분유로 만들어 저장해왔지만, 이마저도 유통기한이 다가오는데다 추가로 창고를 확보하기도 어렵다”며 “재고를 헐값에 시장에 내놓거나 내다버리기 일보 직전”이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업체 역시 탈지분유 재고가 작년보다 40%가량 늘어나면서 내부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규모를 넘어서면서 외부 창고를 빌려 제품을 저장하고 있고, C사도 집유량이 소요량을 10%가량 웃돌면서 매일 재고가 불어나면서 외부 창고 임대 방안마저 고려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우유가 남아도는데도 원유가격연동제 때문에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 상황에서 재고만 쌓여가지만 아무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낙농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으면 남는 우유를 내다버리는 최악의 상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이상훈기자 lsh@

 

이상훈 기자 l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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