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학교의 과밀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 7월 준공 예정이었던 ‘동희학교’ 신설이 결국 좌초됐다.
최근 시의회 본회의에서 동희학교 신설을 제외한 2016학년도 학교설립계획안이 수정가결됐기 때문이다.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는 만월중학교 이전부지를 활용한 특수학교 신설은 타당하나, 준비기간 부족의 사유로 시교육청의 2016학년도 학교 설립계획에서 동희학교를 제외시켰다고 19일 밝혔다.
박종우 교육위 부위원장은 “미추홀학교의 과밀을 해소하고 특수교육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동희학교 설립에는 이견은 없었으나, 해당 학교 설립계획이 이번(219회 임시회)에 추가된 사항으로 내년에 개교하기에는 준비기간이 짧아 공사진행 및 개교 절차상의 문제가 없는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의 투자심사가 끝나 승인이 떨어졌고, 장애 학생수 증가에 따른 교실부족과 수업의 질 하향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교가 미추홀학교인데, 학교 신설을 통한 과밀학급 운영 및 원거리통학 문제 해소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관내 공립특수학교의 학생수용상황을 보면, 미추홀학교(48학급·330명·남동구), 인혜학교(계양구·42학급·262명), 연일학교(연수구·42학급·258) 순으로 조사돼, 미추홀학교의 경우 학급당 7명에 육박하는 과밀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교육청의 계획에 반대하는 남동구와 해당 지역구 시의원들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다.
오흥철 시의원은 “관내 7개교의 공·사립 특수학교의 분포가 특정지역에 편중돼 있다”며 “인천시의 특수학교 운영 실태는 학교 수는 적고, 위치적 편중도는 극심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2008년도에 남동구 만수동에 미추홀학교가 개교해 잘 운영되고 있는데, 인근지역에 또 장애인의 이동권을 고려하지 않은 특수학교 설립계획안이 마련된 것은 이용자를 배려하지 않은 무계획의 집산물”이라고 지적했다.
남동구도 “만수동에만 2개의 특수학교가 배정되는 것은 지역여건과 구민의 여론은 안중에도 없는 행정편의적 일방통행”이라며 “기존 미추홀학교를 증축하거나 관내 다른 부지를 확보하는 등 구의 대안책을 수용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교육부가 학교 건립비 155억원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고 시교육청은 내년 9월 개교를 목표로 공사에 착수할 계획까지 나온 상태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혁신학교 예산 전액 삭감에 이어, 시의회의 ‘진보 교육감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계 관계자는 “시의회의 이번 결정은 혁신학교에 이은 이청연 교육감 길들이기에 다름아니다”라고 했다.
/김종국기자 k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