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온정으로 절인 배추 ‘사랑실천’

2014.11.24 21:20:26 11면

군포 정육점 운영 정윤기氏 주인공
신불자·노숙자 역경딛고 점심봉사
독거노인 등 매년 800포기씩 전달

 

정육점을 운영하면서 지난 14년동안 생활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김장김치를 전달해 온 이가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군포시 대야미동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며 이웃사랑 실천을 하고 있는 정윤기(여·60·사진)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올해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지난 11월 중순부터 동내 자원봉사자 5명과 5일동안 배추 800포기를 소금에 절여 김치를 담궜다.

이들이 담근 김장김치는 지역 사회복지시설. 홀몸노인·시각장애인·지체장애인·소년 소녀가정, 미혼모의집, 동사무소에 등록되지 않은 어려운 가정 등에 나누어 주었다.

정씨가 어려운 이웃과 홀몸노인들을 돕게 된 것은 지난 1997년 조그마한 조경회사를 운영하면서부터다.

당시 그는 외아들과 남부럽지 않게 살아오다가 갑작스런 자금난 때문에 회사는 부도가 나 신용불량자 신세로 전락했다.

한동안 라면 하나도 사먹을 돈이 없는 노숙자 신세를 면치못했다.

그 후 2년 동안 발가락이 갈라지고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열심히 일을 해 아들과 함께 살 수 있는 방 한 칸을 마련했다.

역경을 이겨낸 그는 자신보다 어렵게 살고 있는 노인들을 위해 동네 비닐하우스를 빌려 점심을 대접해드리는 봉사 잔치를 시작하게 됐다.

그렇게 동네 노인들을 위해 잔치를 해주던 그는 경제적으로 조금 좋아진 지난 1998년부터 봉사활동의 폭을 점차 넓혀가게 된다.

그는 동사무소나 봉사단체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는 홀몸노인, 지체장애인, 시각장애인, 미혼모의 집 등에도 매년 800포기씩을 전달했다.

시가로 800만원이며, 지난 14년 누적으로 1억2천만원 에 상당하는 액수다.

김장김치를 전달받은 윤 모(78)씨는 “자신도 부유하게 살지 못하면서 어렵게 살아가는 우리 노인들과 시각. 지체장애인들을 도와주는 정성에 감사한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정운기 씨는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해 지금처럼 활동 할 수 있다면 지속적으로 생활형편이 어렵고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매년 김장김치를 담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김장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웃을 돕는 봉사활동에 동참해주고 어려움을 함께한 염연심 씨와 4명의 주민에게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군포=장순철기자 jsc@
장순철 기자 jsc@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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