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콜센터 상담원을 상대로 수년간 상습적으로 폭언 등을 일삼은 대리기사가 구속된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 고객센터에서 근무 중인 상담원들 또한 언어폭력 등에 지속적으로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감정노동자인 이들 상담원들이 폭언이나 욕설, 음담패설 등의 언어폭력에 수년째 시달리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은커녕 악성민원인만 늘고 있어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이하 경인지역본부)에 따르면 경기도(1천200만명)와 인천광역시(280만명)의 시·군·구 기초지자체에 40개 지사 5개 출장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경인지역본부는 1천400만 지역주민의 사회보장 안전망 구축 및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서비스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인지역본부는 현재 1곳의 고객센터에서 K사, M사, H사 등 3개 협력사 상담원 327명이 하루 평균 1인당 적게는 70건에서 많게는 110건에 달하는 민원상담을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상담원들을 상대로 성희롱 등 언어폭력을 일삼는 악성민원인들이 수년째 끊이질 않고 있어 감정노동자인 상담원들이 극심한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이같은 문제가 마치 관행처럼 빚어지고 있지만 정작 경인지역본부는 아직까지 2년전 만들어진 악성민원인에 대한 대응 메뉴얼을 고수하고 있어 상담원들의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해결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 경인지역본부 고객센터 상담원들이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욕설 폭언 및 모욕, 성희롱, 협박 등 민원인들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한 건수를 확인한 결과 2013년 80건, 지난해 135건, 올해 최근까지 9건으로 해마다 상담원들을 상대로 한 언어폭력이 계속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상담원 A씨는 “악성민원인 응대시 절대 상담을 먼저 종료할 수도 없고, 최소 3회 이상 ‘고객님 욕설을 하시면 상담이 어려습니다’고 말한 뒤 상담을 종료해야한다”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성적인 언어폭력까지 서슴지 않는 악성민원인을 상담하면 그날 하루는 정신적 스트레스로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고 털어놨다.
이에 경인지역본부 관계자는 “전국민을 상대로 민원상담을 하다 보니 현실적으로 악성민원인에 대한 문제를 완벽하게 개선하기란 한계가 있다”며 “대응 단계를 수정하는 등 대책이 마련된다면 차츰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일 LG전자의 제품민원 상담을 대행하는 H콜센터 상담원 25명에게 163차례에 걸쳐 폭언이나 욕설, 음담패설을 한 혐의로 정모(40)씨가 구속됐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