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부터 친아버지 등에게 성폭행을 당한 여고생이 이틀 연속으로 마포대교에 올라 자살을 기도하다가 경찰에 구조됐다.
10일 경기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1시쯤 서울의 한 성폭력피해자보호센터로부터 “보호하고 있는 여고생 1명이 행방불명됐다”는 112 신고전화가 접수됐다.
지령을 받은 영등포경찰서 여의도지구대 소속 김모 경위와 박모 경장은 바로 마포대교로 출동, 중간지점에 서서 강을 바라보고 있는 A(16)양을 발견해 구조했다.
두 경찰관은 전날 오후 7시 30분쯤 순찰 중 마포대교 위에 서 있던 A양을 발견해 어머니에게 인계했던 터라 지령을 받자마자 A양임을 직감, 신속히 조치할 수 있었다.
인근 지구대로 온 A양은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그래서 자살하려고 했다”는 말을 반복했다.
초교 4학년 때 부모가 이혼한 뒤 아버지의 몹쓸 짓은 더욱 심해졌고, 어머니가 집을 나간 후 믿고 의지한 오빠(17)에게마저 수차례 성폭행당했다.
경기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A양의 자살기도 소식을 접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청 관계자는 “A양이 조사를 거부해오다가 최근 어머니의 설득으로 경찰에 피해내용을 진술했다”며 “아직은 피해자의 주장만 있는 상황이나, 신속하고 면밀하게 조사해 A양 아버지와 오빠에게 혐의가 있다면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