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속에서 떨고 있을 동생·조카 내가 떠나면 누가 기다려주겠나…”

2015.04.15 20:30:10 18면

1년째 팽목항 임시숙소 거주
“인양 ‘골든타임’ 놓치지 않길”
세월호 실종자 가족 권오복씨

“지금도 저 추운 바다 속에서 고생하고 있을 동생과 조카를 생각하면…”

세월호 참사로 동생 가족을 잃은 권오복(60)씨는 분향소 맞은 편에 마련된 임시숙소(컨테이너 박스)에서 1년여째 혼자 생활하고 있다.

권씨는 참사 직후부터 7개월간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소주 한 병에 잠을 청하는 나날을 보내다가 팽목항에 마련된 컨테이너로 거처를 옮겼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1주일 앞둔 지난 9일 오후. 권씨는 이날도 어김없이 동생 가족을 떠올리며 늘 그랬듯 쓰디쓴 술 한 모금으로 그날의 아픈 기억을 이겨내고 있었다.

1년째 이곳을 지키고 있는 권씨는 “동생(실종자 권재근씨)이 마흔 넘어 가정도 꾸리고 자식도 봤다. 사람답게 살겠다며 제주도로 간다고 했는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지금도 믿겨지지가 않는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그는 “내가 이곳을 떠나면 아직도 저 차가운 바다 속에서 떨고 있을 사람들은 누가 기다려주겠냐”며 “하루빨리 동생 시신과 남은 사람들은 찾고,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 있도록 더 늦기전에 세월호 인양을 서둘러 결정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총 476명의 세월호 탑승자 가운데 9명은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권씨는 “홀로 남은 조카는 여전히 엄마와 아빠, 그리고 오빠를 기다리고 있다”며 “동생이 홀로 살아남은 어린 조카를 보살피고 있지만 실제로 생계에 도움이 되는 정부 지원은 전혀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또 그는 “정부여당은 세월호를 선거용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는 희생자들을 두번 죽이는 것”이라며 “인명 구조에 ‘골든 타임’이 있듯 정부가 남은 사람들을 찾고,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인양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권씨는 “아직도 세월호엔 9명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며 “고통스럽더라도 정부가 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전했다./이상훈기자 lsh@
이상훈 기자 l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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