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대낮에 생후 25개월 된 여아가 사라지는 소동이 벌어졌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더욱이 평가인증을 받은 이 어린이집은 당시 원아가 없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허술한 운영·관리에 대한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5일 화성시와 A어린이집 등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평가인증을 받은 화성 능동 A어린이집은 현재 원장 포함 교직원 4명이 원아 16명의 교육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낮 12시 50분쯤 태어난지 30개월도 채 안 된 B양이 A어린이집에서 10여분 떨어진 자신의 집으로 혼자 귀가하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당시 아파트 1층에서 울고 있던 B양은 해당 어린이집을 나와 4차선 도로는 물론 횡당보도까지 혼자 건너며 교통사고 등 각종 사고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양의 부모가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바로 해당 어린이집에 연락을 했을 당시에도 어린이집은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A양 어머니의 한 지인은 “이번 일에 대해 어린이집 담임선생과 원장은 잘못을 바로 인정했고, 다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며 학부모들에게 용서를 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가뜩이나 어린이 통학차량 사고 등 잇따르는 안전사고로 불안을 호소하는 학부모들의 불안과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학부모 김모(32·여·화성시)씨는 “아이를 믿고 맡긴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3살도 안된 원아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수 있는지 어의가 없다”며 “요즘 같이 무서운 세상에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가 혼자 횡단보도를 건너 집으로 왔다는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이번 문제만 봐도 어떻게 어린이집을 운영했을지 뻔하다”고 말했다.
A어린이집 원장은 “아이가 혼자 밖에 나간 건 사실이다. 그 부분에 대해 소홀했던 건 인정한다”며 “하지만 현재 알려진 사실과 다른 부분도 많다. 이번 문제와 관련 학부모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세웠다”고 해명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현재 A어린이집 관련 이미 신고가 접수돼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합동 조사를 통해 관련법상 위반된 사항이 적발된다면 행정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화성=최순철·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