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대부분의 축제나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던 경기지역 문화·예술관련 기관 및 단체들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안산 등 몇몇 기관들을 제외하고는 전국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는 추모 행사에 동참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전후해 진행되는 경기지역 문화·예술관련 기관들의 각 축제나 행사가 또 다시 세월호의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해 나타난 현상이 아니냐며 추모 의식조차 하지 않는 기관들의 모습에 대해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16일 경기지역 문화·예술관련 기관 등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이날 안산시립합창단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기억하고자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 세월호 1주기 추모 특별기획공연으로 ‘슬픔을 넘어 희망을 노래하자’를 개최했다.
또 한국미술협회 안산지부는 단원미술관에서 ‘천상의 나비가 되어’ 특별기획전을,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은 ‘세월호참사 304인에 대한 추모전’을 열어 유가족들의 마음을 달랬다.
이 외에도 화성시문화재단은 동탄복합문화센터에서 한울림 연희단의 특별공연과 추모음악회인 ‘진혼’을 펼쳤으며 용인시문화재단은 공연 전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안산을 비롯해 화성, 용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세월호 관련 행사나 추모 의식을 거행하는 데 반해 도를 대표하는 경기문화재단과 경기도문화의전당조차 이렇다 할 추모 의식을 진행하지 않았다.
문화계 한 관계자는 “문화·예술계에서는 평소 세월호 참사로 크나 큰 충격과 슬픔에 빠진 피해 가족들, 그리고 많은 국민들에게 애도와 위로, 상처를 어루만져 줄 역할을 온전히 담당해 줄 수 있는 분야가 문화·예술이라고 입모아 말하지만 막상 실천에는 소극적”이라며 “경기도를 대표하는 문화·예술기관이라고 말로만 떠들 게 아니라 이럴 때일수록 솔선수범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문화의전당 관계자는 “당초 전당 차원에서 세월호 1주기 추모 공연 관련 예산을 세워 계획했지만, 2개 예술단에서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현재 공연을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고,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계속해 세월호 참사 관련 전시회 등은 하고 있지만 특별하게 이날 재단 차원에서 준비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도 관계자는 “세월호 추모 관련 공연이나 전시는 주로 안산에서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모 공연이나 전시를 하고 싶어도 세월호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야 해 쉽게 진행하지 못하는 것이지, 축제나 행사가 세월호의 영향을 받을 까 우려해 꺼려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