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현장 산소측정기·기록지 없어 하이닉스, 작업전 농도측정 안했나

2015.05.03 20:31:51 19면

경찰, 관계자 등 7명 소환조사
합동 현장감식… 책임자 입건방침
과거 2차례 가스누출사고 불구
“고용부 처벌안해 인재유발”지적

이천 SK하이닉스 공장 가스 누출사고를 수사 중인 이천경찰서는 숨진 작업자들이 작업 당시 산소농도 측정을 했는지 여부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과거 해당 공장에서 발생한 유해물질 사고에 대해 관할당국은 이렇다할 처벌 등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천경찰서는 지난 1일 사망자 서모(42)씨 등 3명에 대한 정확한 사망시간과 원인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 부검을 실시하는 한편, 현장 감식을 벌였다고 3일 밝혔다.

또 경찰은 사고현장에서 산소농도 측정기와 수치 기록 문서가 발견되지 않아 작업자들의 측정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달 30일 SK하이닉스 관계자 1명과 협력업체 대표, 부상자 4명 등 6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데 이어, 이날 SK하이닉스측 안전관리자를 소환·조사했으며 경기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을 비롯 국과수, 이천소방서, 가스안전공사 등과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벌였다.

경찰 한 관계자는 “사인에 대한 더욱 자세한 사항은 조직검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며 “관련자 참고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고 책임자 범위를 결정한 뒤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부검의는 사망자 3명의 사인에 대해 “안구에 울혈점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사인은 질식사”라는 소견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해당 공장에서는 과거 2차례의 안전사고가 있었음에도 관할 당국인 고용노동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 이천 SK하이닉스 D램 반도체 공정라인에서 가스 공급배관 이음매에 생긴 틈으로 이산화규소 가스가 누출돼 작업자 2명이 병원치료를 받았으며 지난 3월에도 절연제 용도로 쓰이는 지르코늄옥사이드 가스가 누출, 작업자 13명이 부상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사고 이후 산재처리가 안됐다는 이유 등으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번 사고가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용부 성남지청 관계자는 “앞의 2차례 사고 때는 부상자들이 병원치료 후 ‘실질적인 부상은 없었다’고 말해 해당 사업장에 대해 별도의 안전조치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인권연대 한 관계자는 “협력업체 근로자라면 고용불안 때문에 적극적으로 피해를 구제해달라고 요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를 감안해 고용부 등 정부 기구가 역할을 증대해야 후진국형 사고가 반복되는 현상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훈기자 lsh@
이상훈 기자 l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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