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경찰청이 전국 최초로 지난해부터 치안수요가 몰리는 야간에 경력을 추가로 배치하는 ‘야간전종제’를 시행중인 가운데 당초 취지와는 달리 자발적 참여가 아닌 강제적 동원 형태로 변질돼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일선 경찰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4일 경기경찰청에 따르면 경기경찰청은 전국 치안지표의 1/4을 담당하고 있으면서도 인력은 18.3%에 불과해 고질적으로 치안수요에 비해 경찰력이 부족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야간전종제’를 도입, 본격 시행하고 있다.
‘야간전종제’란 112신고 다발시간인 오후 6시~다음날 오전 2시까지 지구대 및 파출소에서 붙박이로 근무할 희망자를 선발, 추가로 투입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현재 도내 40개 경찰서 167개 지구대·파출소에서 총 435명의 야간전종 요원이 주 5일(2회 휴무지정), 일일 8시간 야간 근무 중이다.
그러나 당초 제도 시행 초기와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야간근무에 부담을 느끼는 등의 사정으로 근무 희망자가 줄자 근무자들을 선발하는 형식으로 바뀌고 있어 일선 지구대·파출소 근무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
한 지구대 경찰관은 “한가한 지역은 잘 모르겠지만 수도권 일대의 경우 야간 근무만 고정적으로 해야하고 시간 외 근무수당을 받기도 사실상 어려워 야간전종 요원을 스스로 지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털어놨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제도가 시행되는 일선에서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지만 경기경찰청은 ‘전혀 문제가 없다’며 문제의식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일선 경찰서와의 괴리감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A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제도 시행 후) 시간이 지나면서 건강상태 악화 등 피로감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많아지자 자발적인 희망자가 급감했다”며 “하지만 지방청에선 일선 경찰서 치안활동 성과평가나 인사발령시 적극 반영하겠다며 야간전종 요원을 유지토록 하고 있으니 강제성으로 변질될 수 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C파출소 관계자도 “일주일에 두번을 쉴 수 있다고는 하지만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금·토·일요일은 사실상 눈치가 보여 쉬지도 못한다”며 “앞으로 근무환경 개선이나 확실한 인센티브가 없다면 자발적인 희망자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경기경찰청 관계자는 “야간전종 요원은 전적으로 희망자에 한해 선발하고 있다”며 “만약 불만이 있다면 요원 스스로가 언제든지 그만할 수 있고, 현재 제도가 잘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개선할 사항도 없다”고 밝혔다./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