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7일 자신이 근무하던 회사의 핵심 기술을 빼돌려 동종제품을 제작·판매한 혐의(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 법률 위반)로 A사 전 상무 김모(55)씨와 연구원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김씨가 설립한 국내 본사 법인과 중국 소재 생산공장 법인 등 법인 4곳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A사에 근무한 김씨는 2012년 10월 퇴사하기 이틀 전 국내에 B사를 설립, A사 해외 수출용 의자의 ‘가스실린더(스프링)’ 설계도면 등 핵심기술을 빼돌린 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 생산공장에서 동종제품을 제작, 판매해 7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조사결과 김씨는 퇴사 후 이모(37)씨 등 연구원 5명과 서모(46)씨 등 영업담당자 5명에게 접근해 “A사는 곧 부도가 날 것이다”고 포섭해 자신이 만든 B사로 이직시켜 연구원들은 A사에서 가스실린더 설계도면 등 기술자료를, 영업담당자들은 해외 거래처 목록 등을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가스실린더는 가스의 압력과 팽창력을 이용해 높낮이를 조절하고, 무게를 지탱하는 부품으로 주로 의자나 자동차 트렁크, 비행기 선반 등에 들어간다.
입건된 영업담당자 중 한명은 퇴사 후에도 A사 간부의 메일 계정에 30여차례 접속해 거래처 정보를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A사는 지난 1990년부터 2010년까지 120억원을 투자해 독보적인 가스실린더 제조 기술을 보유하게 됐으며, 국내외 유명 의자 업체 등과 거래해 연간 8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