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절실한 마음에 착한가게를 신청하게 됐어요.”
수원 율전동에서 ‘화만떡’(화덕피자를 만난 즉석 떡볶이 뷔페)을 운영하는 임명희 사장.
가게 입구에 들어서자 ‘착한가게’ 현판과 함께 매월 기부액을 적어 놓은 안내판이 들어왔다.
2년 전 가게를 인수해 사업을 시작한 임 사장은 시작과 동시에 큰 고민에 빠졌다.
‘화만떡’은 떡볶이 뷔페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로 환경부담금(1천원)을 포함해 6천원으로 마음껏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가게다.
음식을 남기지 않으면 1천원을 돌려받고, 남기면 돌려받지 못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
하지만 임 사장은 이 방식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주 고객층이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대학생이다보니 음식을 남기지 않으려 억지로 먹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됐던 것이다.
일부로 음식을 남기고 싶은 것도 아닌데 뷔페다 보니 양 조절이 어려워 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안타까웠던 것.
늘 불편한 마음으로 가게를 운영하던 임 사장은 1년 만에 환경부담금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이는 배고픈 학생들이 눈치 안보고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그러나 환경부담금이 없다보니 감당할 수 없는 음식물쓰레기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결국 가게 문을 닫기로 결심까지 했었다.
그러던 중 임 사장은 ‘환경부담금은 받되 그 돈을 의미있게 쓰면 좋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했고, 인터넷으로 알게 된 ‘착한가게’에 바로 신청하게 됐다.
이렇듯 ‘착한가게’ 가입은 문을 닫으려 했던 임 사장의 가게를 기사회생 시키는 역할을 하게 됐다.
임 사장은 “환경부담금은 살리되 음식을 남기면 자발적으로 기부하도록 하니 손님들도 기분 좋게 동참하기 시작했다”며 “음식을 남기지 않더라도 기부하는 학생, 학생과 함께 온 학부모들의 기부동참도 이어지면서 가게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밝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가게 곳곳에 붙은 스티커와 안내글은 이 나눔의 취지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손님들의 투명한 기부소식을 전하기 위해 사랑의 열매를 선택했고, 매월 기부금영수증을 받아 손님들이 볼 수 있도록 부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따뜻한 기부가 시작되면서 가게도 차츰 안정을 찾고 있다는 임 사장은 “착한가게에 오는 손님들이 부담 없이 맛있게 음식을 먹고 기쁜 마음으로 남을 도왔다는 생각을 하며 가게를 나설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 사장은 “뷔페를 운영하면서 환경부담금을 볼모로 잡으면 주인과 손님사이가 불편해진다. 그러나 환경부담금을 자연스럽게 기부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손님과 주인 모두 마음이 편해진다”고 전했다.
이어 “가게 운영방식으로 기부를 선택했지만, 나눔으로 가장 행복한건 나 자신이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는 생각만 해도 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그 행복을 손님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어 보람되고 뿌듯하다”며 미소지었다.
/이상훈기자 lsh@
※‘착한가게’는 중소규모의 자영업에 종사하거나 소상공인들이 참여하는 소액다수의 모금캠페인으로 액수에 제한 없이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자 월 3만 원 이상 혹은 매출액의 일정액을 기부하는 모든 가게를 말한다. 매장을 경영하는 자영업자를 비롯 온라인쇼핑몰, 프랜차이즈, 학원, 병원, 약국, 주유소 등 업종에 상관없이 가입해 나눔에 동참할 수 있다. 참여는 도모금회 홈페이지(gg.chest.or.kr)나 전화(☎031-220-7934)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