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여파로 결혼식이나 돌잔치 등을 앞두고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화성시 소재 한 유명 돌잔치 전문업체가 돌연 폐업하고 잠적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14일 A돌잔치 전문업체 협력사와 예약자 등에 따르면 화성시 반송동에 위치한 A업체는 지난 12일 늦은 밤 예약자들에게 ‘요즘 메르스 때문에 걱정이 많을실텐데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하게 돼 마음이 무겁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현재 회사의 경영악화로 인해 부득이 폐업이 결정됐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단체 문자(사진)를 보냈다.
이에 문자를 받은 예약자 130여 명은 곧장 A업체에 연락을 시도하거나 직접 찾아가기까지 했지만 이미 A업체는 문을 닫은 채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해 버린 상태였다.
이처럼 A업체의 막무가내식 폐업으로 인해 1인당 계약금 20만원씩을 지불한 예약자(총 2천500여만 원)들과 보증금을 낸 돌상, 돌복, 헤어메이크, 돌스냅 사진 등 협력사(대략 1억 2천여 만원)들까지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이 업체에 돌잔치 예약을 한 B씨는 “당장 다음 달이 돌잔치인데 갑자기 폐업 문자 하나만 달랑 보내면 어떻게 하라는 건지 정말 무책임한 행태에 기가 찬다”며 “남의 얘긴 줄만 알았던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나다니 너무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폐업 문자를 보내기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단 한마디 말도 없이 정상적으로 영업했던 것을 보면 이건 고의적인 사기행각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한 협력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확인된 협력사들의 피해금액만 1억2천만원이지 식자재 납품업체 등까지 하면 5~6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확인 결과 예약자들 중 일부만 문자를 받았으며 협력사는 단 한곳도 폐업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 역시 “정황상 이건 재정악화로 인한 폐업이 아닌 계획된 고의 폐업이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A업체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이 업체 대표를 비롯해 모든 관계자들이 연락을 받지 않고 있으며 해당 업체 또한 문이 굳게 닫힌 상태다./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