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용인정신병원이 28년간 운영하던 ‘서울특별시용인정신병원’의 수탁업체를 ‘서울시의료원’으로 변경하면서 환자 350여명이 수일째 진료공백을 맞는 위기에 내몰려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더욱이 서울시는 수탁업체 변경 이후 단 한명의 직원도 파견하지 않은데다 새로운 계약자인 ‘서울시의료원’이 정상적인 운영에 들어가기 전까지 막무가내 협조를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일 서울시와 용인정신병원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5일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서울특별시용인정신병원의 수탁업체를 용인정신병원에서 서울시의료원으로 전격적으로 변경했다.
서울시의 이같은 조치로 ‘이전 계약자’가 된 용인정신병원은 350여명의 입원환자는 물론 외래, 진료 등 의료행위 권한 자체를 상실하게 됐는가 하면 전산상으로 진료내용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보고하는 행위 자체가 불가능해진 상태다.
그러나 정작 계약 당사자인 서울시의료원은 인수인계에 나서기는 커녕 현재까지 단 한명의 직원도 파견을 하지 않고 있어 수백명의 환자와 가족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운영권을 상실한 용인정신병원은 110여명의 중환자를 급하게 주변으로 분산시켰지만, 나머지 240여명의 환자를 둘러싸고는 진료행위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더욱이 새 계약자인 서울시의료원 역시 ‘서류상으로만 수탁업체일뿐 인수인계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진료공백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용인정신병원 관계자는 “인수인계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지면서 환자와 가족, 병원 모두 피해를 보고 있다”며 “급한데로 환자 진료는 보고 있지만 ‘의료인의 양심’을 볼모로 자신들의 졸속행정의 뒷수습을 시키는 서울시는 반드시 책임과 함께 조속한 문제 해결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분노했다.
서울시의료원 관계자는 “서류상으로만 수탁업체가 서울시의료원으로 돼 있지 현재 서울시와 용인정신병원의 인수인계가 마무리되지 않아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며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서울시와 전 수탁업체 간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수차례 재계약을 요구해 왔지만 용인정신병원측에서 무리하게 요구한 사항도 있고, 병원 관계자의 안좋은 일도 있어 재계약을 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기존 수탁업체와의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환자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특별시용인정신병원은 같은 부지내에 공공병원인 경기도소유 정신병원과 서울시소유 정신병원의 토지를 기부채납하고, 병원 운영권을 부여받아 경기도립정신병원은 33년, 서울시립정신병원은 28년째 운영 중이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