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작 수원화성의 심장이라 불리는 화성행궁 인근의 시 관광기념품 지정점이 기본적인 원산지 표기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해당 기념품점의 이같은 문제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지만 매장을 임대해준 수원문화재단은 물론 시 또한 ‘권한이 없다’며 사실상 관리·감독에 손을 놓고 있어 수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대부분인 요우커와 동남아 관광객들의 외면을 자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1일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수원 남창동 수원화성 홍보관 1층에 문을 연 기념품 판매점은 현재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된 계약자 A씨가 수원문화재단과 연간 임대료 2천600여만원을 내는 조건으로 임대계약을 맺고, S명품관을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0년 시 관광기념품점으로 지정된 S명품관에는 필함, 팬꽂이, 명함통 등 69종의 시 관광기념품을 비롯해 A씨가 직접 구입한 약 500여종의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 중이다.
그러나 수원화성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S명품관의 진열상품 중 중국산 제품이 버젓이 판매되는가 하면 90% 이상이 원산지 표기 자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을 대표하는 기념품점이란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더욱이 S명품관은 원산지 표기가 아닌 자체 제작한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홍보 스티커만 부착해 마치 토속품처럼 포장·판매해 관광객 등을 기만하고 있다는 비난마저 일고 있지만, 이를 지도·감독해야할 관할기관은 나몰라라식 행태로 일관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모(45·여·서울 명일동)씨는 “시 관광기념품점이란 곳에서 국내가 아닌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만들어진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게 정말 부끄럽다”며 “요우커 등 기껏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수원에서 ‘made in China’나 베트남을 보고 비웃고 가는 현실에도 손놓고 있는 공직자들은 과연 수원시청 소속이 맞는지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박모(36)씨는 “수원지역 대표관광지인 화성행궁에서 시 지정 기념관이란 간판을 내걸고 원산지를 알 수 없는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며 “기본적인 것 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데 무슨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한다는 건지 기가 찰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S명품관 관계자는 “공산품에 원산지를 표기하게 돼 있느냐”며 “정확히 어디서 만들어진 상품인지 알 수 없지만 수많은 상품을 판매하다 보면 북한이나 중국 등에서 만든 것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고, 마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는 “임대를 줬기 때문에 국내산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제재할 방법이나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시 관계자도 “시 관광기념품점일뿐이지 시에서 중국산이나 베트남산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지도·점검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대외무역법과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상 수입 공산품에 대한 원산지 미표기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