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축제 안전사고 후 지자체들의 무분별한 후원명칭 사용이 도마에 올랐던 가운데 ‘2015 수원경기베이비페어’ 주최·주관사인 수원경기베이비페어가 행사와 무관한 수원시를 마치 후원기관인 것처럼 임의로 명기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판교 사고 이후 ‘후원명칭 사용승인에 관한 규정’을 만드는 등 발빠르게 대처하는 타 지자체들과 달리 수원시는 후원명칭 무단 도용에 대한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강력한 제재조치는 커녕 ‘관련규정이 없다’며 뒷짐으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7일 수원시와 수원경기베이비페어(이하 베이비페어) 등에 따르면 베이비페어는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수원 아주대체육관에서 임신·출산 등과 관련된 제품들의 전시행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지난달부터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전시 규모만 1천500여㎡로 90개의 부스를 설치해 임신용품과 출산용품, 신생아용품 등을 선보일 50여곳의 참여업체까지 선정을 마친 베이비페어가 행사와 전혀 관련 없는 수원시의 후원명칭을 임의로 사용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120여만원의 비용을 들여 행사에 참여한 업체들 또한 대부분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는가 하면 시 또한 혹시 모를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상 등 책임과 관련해 법적 시비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사실 확인 후에도 후원명의 삭제 요청만 했을 뿐 나몰라라식으로 일관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김모(33·여·화성시)씨는 “출산을 앞에 두고 수원시가 행사를 후원한다고 해 믿을만하다는 생각에 친구들과 함께 가보기로 했지만 후원기관도 아닌데 임의로 수원시를 넣었다면 이거야말로 시민들을 기만한 것 아니냐”고 분노했고, 참여 업체 한 관계자는 “수원시가 후원하는 줄로 알았고, 전혀 관계가 없다니 당황스럽다”고 털어놨다.
베이비페어 관계자는 “시와 협의 중이라 후원명칭을 사용했던 것이지만 협의가 안됐고, 시에서 오늘 삭제해 달라고 요청해 바로 삭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후원명칭 사용승인과 관련해 시에 협의 자체가 들어온 게 없고, 명백한 도용”이라며 “혹시 많은 시민들이 믿고, 선의의 피해를 입으실 수도 있어 즉각 후원명칭을 삭제하라고 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