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벗을 각오돼 있다” 장애인학교장 막말

2015.11.15 20:33:50 19면

자립생활반 학급정원 축소관련

도의장까지 참석 설득위한 간담회

‘정원 현행유지’ 학부모측 요구에

“이 문제로 괴롭히지 말라” 고성

놀란 학생들 울음터뜨려 아수라장

안양의 한 장애인특수학교 교장이 학급 정원 현행 유지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을 향해 막말을 해 말썽을 빚고 있다.

15일 도 교육청 등에 따르면 안양 A장애인학교 교장 B씨는 지난 10일 오후 학교 회의실에서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과 30여명의 학부모, 학생, 도교육청 관계자들과 전공과 인원 축소 문제를 놓고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학부모들은 고교 과정 후 이어지는 전공과(2년 과정) 가운데 자립생활반 3개반 학생 정원을 현재 반당 10명에서 7명으로 줄이기로 한 학교 방침을 유보해 달라고 요구했다.

학부모회 회장 C씨는 “대안도 없이 정원을 줄이면 지적장애나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어디로 가나. 장애인특수학교가 인근에 설립되는 2018년까지라도 정원을 유지해 달라”고 요구했고, 강 의장도 “의회 차원에서도 교사 부족분이나 시설 증설 등 필요한 예산을 놓고 도교육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 대안을 모색하자”고 B교장을 설득했다.

그러나 B교장은 “자립반 학생 정원이 10명인 곳은 우리 학교가 유일하다. 학생들끼리 다퉈 부상당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고, 교사 한 명이 학생들을 맡는데 역부족”이라며 정원 축소 방침을 고수했고, 교감도 관련 법령 등 규정을 제시하며 “학생들 안전과 교사의 수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원을 축소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대화는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렸고,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갑자기 B교장이 격분했다.

B교장은 수차례 책상을 치며 “정원 조정은 학교장 재량인데 왜 도의원과 도교육청이 나서느냐. 옷 벗을 각오가 돼 있다. 이 문제로 괴롭히지 마라”고 고성을 질렀고, “차라리 도의회 본회의장 발언대에 세워달라”고도 했다.

B교장의 고성에 자리에 있던 지적장애 학생 4명이 놀라 울음을 터뜨렸고, 회의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학부모회는 지난 13일 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원 축소 문제에 대해 면담하자는 요구를 매번 외면했던 B교장이 도의회 의장이 어렵게 마련한 간담회 자리에서 폭언을 쏟아냈다”며 비판했다.

학부모회는 장애인부모회 안양시지부 회원 50여 명과 연계해 16일에도 규탄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2004년 개교해 현재 유치원생 5명, 초등학생 71명, 중학생 58명, 고교생 61명, 전공과생 54명 등 모두 249명이 재학 중인 A교는 자립반 정원 축소를 골자로 오는 18일 2016학년도 전공과 입학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부모들은 보조교사를 충원해서라도 지금의 정원을 유지해 달라는데 교사 2명과 학생 10명을 수용할 교실도 없고, 교사 정원이 늘더라도 보살핌이 더 필요한 유치원이나 초교에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lsh@
이상훈 기자 l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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