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코팅 1만7천개 제작 배부
일선경찰 “안타까움 함께 전해”
변사자 유족들 “고맙게 느껴져”
경기경찰이 변사자의 유족에게 유품 전달을 위한 별도의 가방을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올해 800만원 상당의 예산을 들여 비닐로 코팅된 종이가방 1만7천개를 제작했다.
대형(가로 32㎝×세로 45㎝×폭 12㎝)과 소형(가로 25㎝×세로 34㎝×폭 10㎝) 등 2가지 종류로 비닐로 코팅돼 있는 종이 가방은 최근 도내 41개 경찰서에 400∼600개씩 배부됐다.
이 가방은 자살이나 사건·사고로 목숨을 잃은 변사자의 유족에게 유품을 전달하는 데 사용된다.
그동안 경찰은 유품을 전달할 때 별도의 수단이 없어 증거물용 비닐 팩이나 형사들이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쇼핑백 등을 활용해왔는데 형사들 사이에서도 유족들에게 좀 더 예우를 갖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왔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한 변사자 유족은 “아버지의 유품을 소중히 다뤄주는 것 같아 고맙게 느껴졌다”며 “작은 부분까지 신경써주는 경찰에게 든든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 변사사건 담당 형사는 “유품을 증거물용 비닐봉투에 담아 유족에게 전달할 때마다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었는데, 경찰도 민원인 가족의 사망소식을 안타까워한다는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것 같아 좋았다”고 반겼다.
경기청 관계자는 “변사사건 현장에서 수거한 사망자의 유품을 유족에게 전달할 때 오염이나 훼손을 막기 위해 가방을 제작했다”며 “일선 형사들도 ‘경찰이 민원인에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주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청은 올해 4월부터 변사사건 유족들에게 시신 검시필증을 직접 찾아가 전달하는 ‘출장교부’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