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도 선생님을 하고 싶다더니..."

2004.02.08 00:00:00

"불쌍한 우리 딸아! 그렇게도 선생님을 하고 싶다더니..."
학교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지난해 11월5일 실종돼 96일만에 싸늘한 변사체로 발견된 여중생 엄모(15.포천 D중 2년)양의 어머니 이남순(42)씨는 딸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뒤 병원 바닥에 무너져내리며 남편 엄익봉(46)씨를 끌어안은 채 통곡했다.
이씨는 "내 딸을 살려달라"고 오열하다 끝내 실신, 딸의 사체가 안치돼 있는 포천 우리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엄씨는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청량리역에서 딸의 사진이 담긴 전단을 나눠주던 중 "여자 변사체가 발견됐는데 와서 확인해 달라"는 경찰의 통보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왔다.
엄씨는 혹시나 아내가 받게 될 충격을 우려, 여자 변사체가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혼자 포천 우리병원으로 향했다.
엄씨는 사체를 보는 순간 심하게 훼손돼 얼굴을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오른쪽 팔에 있는 화상흉터와 아랫배의 맹장 수술 흔적을 보곤 금방 딸임을 직감했다.
이 사실은 곧 아내 이씨에게 알려졌고 청량리역 현장에 있던 아내 이씨와 가족 등도 우리병원으로 합류했다.
엄 양의 이모부 이진복(42)씨는 "꼭 살아있을 줄 알았는데...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통곡했다.
엄 양 찾기 운동을 벌이며 청량리역 행사에도 동참했던 정진원(42) 포천 청소년선도위원회 선도부장도 "세달 여를 찾아 헤맸는데 이런 결과로 나타나다니 하늘도 무심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엄 씨 부부는 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현아가 살아 돌아올 것만 같다"고 하염없이 되뇌고 있었다.
류재광기자 zest@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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