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다른 시.도와 달리 매년 많은 학교를 신설하고 있다.
하지만 전담 공무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부실시공이나 사후관리 등에 역부족인 실정이다.
경기도교육청은 대단위 택지개발과 재건축 등 인구증가에 따른 취학수요가 늘어나자 지난 2000년 본청에 과장을 포함해 21명의 전담공무원으로 학교설립과를 설치했다.
학교설립과가 설치된 곳은 전국 16개 시.도교육청가운데 경기도교육청뿐이다.
그러나 학교설립과는 전담 공무원이 태부족해 만족할 만한 업무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10년간 경기도가 설립한 학교수는 514개교로 전국 학교설립수 555개교에 육박한다.
그러나 이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학교설립과 21명을 포함,도내 24개 시.군 교육청을 다 합쳐도 전체에 227명뿐이다.
1인당 2.26개교를 맡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를 제외한 15개 시.도교육청의 학교설립담당공무원 1천309명이 1인당 0.42개교인 555개교를 담당한 것에 비해 5배이상 과중한 업무를 수행한 것이다.
설계도면대로 시공됐는지,자재는 제대로 썼는지 부실은 없는지,감독과 사후관리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도교육청은 OECD국가수준으로 교육여건을 개선한다며 올해부터 오는 2010년까지 768개 학교를 새로 지을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대로라면 담당공무원 1인당 업무비중은 3.38개교로 전국기준보다 8배나 늘어나게 된다.
올해 개교하는 학교는 초 49개교, 중14개교, 고 10개교로 모두 73개교이지만, 2005년도 개교예정 학교는 초 55개교, 중 44개교, 고 19개교로 128개교에 이른다.
당장 올해부터 담당공무원의 업무부담은 배로 늘어나게 된다.
학교개교를 앞두고 1개 학교당 학교설립과 공무원은 3~4차례 점검을 나가 개교가능여부나 학군조정, 그리고 학교주변 환경에 대한 점검을 벌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하루동안 적게는 4개교에서 많게는 10개교를 점검할 때에도 있다.
'수박겉핥기식 점검'으로 새로 지은 학교 지붕과 벽에서 물이 새고 운동장도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팔삭동이 학교'가 양산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학교설립과와 일선 시.군 교육청 학교설립담당 부서는 기피부서로 통한다.
학교 신.증설 업무에 대해서는 각종 감사 및 민원이 집중돼 있는데다 각종 소송제기로 업무부담이 크고 개교지연과 부실시공문제가 불거지면 문책만 당하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의 한 간부는 "학교설립과는 최고의 기피부서"라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학교설립과가 설치됐을 때 많은 지원과 인센티브를 기대했지만 학교설립과 직원들에게 떨어지는 건 감사와 징계,그리고 야근과 휴일근무뿐"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도교육청 의무교육담당 강규철 사무관은 "인구가 줄어들어 취학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타 시.도에 비해 경기도는 매년 급증하는 인구로 취학수요가 폭발적이지만 학교설립을 담당할 담당할 공무원 수가 너무나 부족하다"며 "신설되는 학교들에 대한 지원개선을 위해선 우선 당장 공무원의 증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