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자율학습(야자) 폐지를 선언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경인지역 대학 총장들에게 “야자 대신 추진 중인 예비대학 운영에 적극적으로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 2일 수원에서 열린 경인지역대학총장협의회 6차 총회 및 정책세미나 참석해 “대학과 도 교육청이 업무협약을 하고 고교교육을 정상화하자”며 이같이 말했다.
도 교육청이 제시한 ‘고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예비대학 교육과정(가칭)’은 비교육적인 야자를 폐지하는 대신 저녁 시간(오후 7시∼9시) 학생들을 대학으로 보내 진로와 연계한 교육을 한다는 구상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를 개척해 미래 역량을 준비하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수업에 필요한 강사료 등 예산 지원과 프로그램 운영은 경기도교육청이 담당하고, 대학은 학사 관리와 시설 등을 제공한다.
이 교육감은 이날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활용해 대학 총장들에게 이같은 구상을 설명하고 “예비대학 교육과정은 1%가 아닌 99% 학생에게 학업 동기를 부여하고 상상력을 길러주는 일과 후 프로그램”이라며 “야자보다 좋은 프로그램인 만큼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대학에서 협조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예비대학 교육과정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학점을 이수받고, 대학입시 전형에 반영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대학 관계자는 도 교육청의 예비대학 교육과정 운영 구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경환 경기대 교무처장은 “예비대학 교육과정 수강 기록이 학생기록부에 남고 수시와 연계된다면 또 다른 입시형태가 되면서 학생들에게 부담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고, 남기웅 한경대 농업생명과학대학장도 “수업이 밤에 끝나기 때문에 귀가하는 학생들의 안전 문제도 논의돼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각 대학과 예비대학 교육과정에 대한 논의를 앞으로 계속할 계획이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