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의 한 상가 주택에서 동반자살로 추정되는 남녀 4명이 함께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사전 모의한 뒤 가스를 이용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있다.
5일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0분쯤 안산시 단원구 한 상가 주택 2층 사무실에서 A(26·여)씨와 B(31)씨 등 남자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이 발견했다.
당시 A씨 등 4명은 나란히 누워 숨져 있었으며, 사무실 내부에는 가스통과 호스, 비닐봉지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 같은 현장 상황과 A씨 등이 서로 지역, 직업, 연령 등이 달라 연고가 없다는 점으로 미뤄, 동반 자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C(34)씨의 바지 주머니에서는 가족과 지인에게 미안하다는 등의 글을 남긴 유서(4매)가 발견됐으나 나머지 3명의 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조사결과 이들은 지난 1일 C씨가 지인으로부터 빈 사무실을 빌려 현장에 모였으며, 이날 낮 인근 식당에서 함께 식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같은 날 오후 10시 50분쯤 일행 1명이 마지막으로 사무실에 들어간 뒤 밖으로 나오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시점은 그 이후일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4명 중 A씨와 B씨 포함 3명은 지난달 22일 인천에서도 또 다른 1명과 포털사이트 자살커뮤니티에서 만나 B씨의 인천 원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가 경찰에 구조된 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며 숨진 4명이 서로 만나게 된 경위, 휴대전화 통화나 메시지를 통해 자살을 암시한 바가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동반자살 만남 사이트 운영자나 자살 조장 인터넷 글 게시자 등이 드러날 경우, 사이버 순찰을 통해 자살교사 혹은 방조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2일 A씨의 가족은 충북 제천경찰서에 “서울로 직장 구하러 간 딸이 연락이 안 된다”며 미귀가 신고했다.
경찰은 A씨의 위치를 추적, 해당 상가 주변을 수색하던 중 이날 오전 A씨 등 4명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A씨뿐 아니라 나머지 3명도 주소지인 성남 분당(3일), 양주(2일), 인천 연수(1일) 등에서 미귀가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안산=김준호기자 j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