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거나 혹은 지우거나

2016.11.28 20:17:56 12면

영은미술관 개인전 2選… 내달 18일까지 전시

 

 

조경재 ‘5.5’전
다양한 사물들의 상호작용 관찰·재구성
미적 가치 강조… 예술의 순수한 아름다움

홍희령 ‘Da 지우게’전
언어와 오브제 형상의 유사성·이중성 집중
관람객들 지우개로 책상 지우는 과정 참여


조경재의 ‘5.5’展과 홍희령의 ‘Da 지우게’展이 다음달 18일까지 광주 영은미술관에서 열린다.

4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5.5’ 전시에서는 작가가 시공간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물들의 상호작용을 관찰해 이를 무한히 확장하고 재구성한 새로운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조경재 작가는 ‘본다’는 개념에 집중한다. 본인이 무엇을 보고 있고, 그 사물들이 공간과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를 관찰하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 작품들은 사물이 지닌 기호와 정보성을 배제, 눈으로 보여지는 사물의 미적 가치만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규격화 되지 않은 예술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조경재 작가는 “나의 작업은 재료들이 어떻게 놓여있는가, 이것들은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나누어지는가를 염두할 뿐 아니라 무거움과 가벼움의 조화, 실제와 가상, 추상 속의 구상 등 다양한 내용들은 보면서 결정된다. 주제를 가지고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닌 작업과정 속에서 내용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따라서 감상자에 스스로 자유로이 생각하고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작업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2전시실에서는 홍희령의 ‘Da 지우게’展을 만날 수 있다. 단어 ‘지우다’는 ‘지우개로 글씨를 지우다’, ‘무거운 짐을 지우다’ 같이 발음과 표기는 같지만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홍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언어와 오브제 형상의 유사성과 이중성을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연출하거나 상호 간 긴밀한 관계성을 관객 참여형 작업으로 재표현한다.

관람객은 아무것도 없는 빈 책상을 지우개로 지우는 과정들을 체험하고 남겨진 지우개 찌꺼기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기억이 깨끗해질 때까지 힘들게 지우고 남은 찌꺼기들은 현대인들의 삶 속에 잔재하는 고통을 해소하려는 의지와 상통한다.

홍희령 작가는 “선택된 언어들은 일반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관용어들이며, 이 관용 어구들은 시각적인 설치물들과의 관계를 통해 관람자와 작품 사이의 간극에 다리를 놓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언어를 통해 숨은 그림을 찾듯이 작품을 풀어나가는 동안 생겨나는 유희적 사유가 삶의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문제 인식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문의: 031-761-0137) /민경화기자 mkh@

 

민경화 기자 mk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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