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바람을 일으키는 바람잡이, 공연
한반도를 전쟁없는 땅으로, 평화의 숲으로 가꾸기 위한 유랑단 '평화바람'(단장 문정현 신부)이 수원을 찾아왔다.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16일 발족돼 현재 전국을 순례하며 사람사는 곳 어디든지 평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일명 '평화유랑단'.
9명으로 구성된 평화유랑단은 28일 수원에 도착해 한신대학교에서 1차 공연을 갖고 29일 남문 차없는거리에서 '반전문화공연'을 개최해 '미국의 이라크 점령 반대'와 '한국군 파병 철회' '미군기지 평택총집결 저지'를 외쳤다.
실제로 이들은 현재까지 서울 군산 원주 대구 등 전국 30개 도시를 누비며 거리 공연을 통해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는 한반도'를 알리고 평화를 노래하고 있다.
평화유랑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단장인 문정현 신부의 인사말(인터뷰 참조)과 노래, 유랑단의 난타 공연, 수원대학교 학생 '등록금 구걸단'의 퍼포먼스 등으로 이어진 이날 거리공연에서 행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호응을 얻었다.
특히 다음달 29일 평택에서 개최되는 '아시아 민중과 함께하는 5.29 평화축제'의 제안자인 평화유랑단은 평택으로 미군 기지가 총집결되는 것이 비단 평택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환기시키고 일회성 행사를 넘어서 지속적인 반전 평화운동을 향한 계기를 만들었다.
평화유랑단 단원인 오두희씨는 지난 27일 민노총경기지부에서 열린 '한국 평화운동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한 토론에서 "조만간 한미동맹공동협의 과정에서 평택이전이 결정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용산미군기지와 미2사단 이전에 따라 500만평을 미군에 추가 공여하면 평택시의 10%가 미군기지가 되며 이는 한반도의 오끼나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간 결정이 끝은 아니며 부안 핵폐기장 투쟁 사례가 시사하듯 운동가들이 앞장서서 투쟁에 나서야한다"고 주문했다.
평화유랑단은 지난해 발족 선언문에서 "평화의 씨앗이 되기 위해 매향리에서 군산까지, 파주에서 미국대사관까지, 부안에서 동두천까지, 한반도에서 미국 워싱톤까지 달리고 또 달려왔다"면서 "농성, 집회, 선전, 거리미사로 전쟁을 막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다 한다' 는 각오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점 양심의 가책도 없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다른 나라의 희생을 묵인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개탄하고 "실질상 한국과 미국이 불공평한 관계임에도 동반자 관계를 내세워 미국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제2의 베트남을 방불케 하는 이라크에 한국을 이용하려한다"면서 미국의 부도덕한 양심을 고발하는 순례단을 다짐했다.
평화를 외치는 이들에게 당분간 유랑의 시작만 있지 끝은 없어보인다.
김영주기자
pourche@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