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문화원장 홍경섭
사람은 태어나서 일생동안 세 번의 의미 있는 만남을 갖게 된다. 첫 번째는 부모와의 만남, 두 번째는 스승과의 만남, 그리고 세 번째는 배우자와 만남이다.
이러한 만남은 우연히 아닌 필연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세 번의 만남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의미가 있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세대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배우자의 만남에 대하여 이야기 하려고 한다. 어찌 보면 많은 사람들 중에 이 세 번째의 만남에 가장 큰 의미를 둘 것 같다. 세 번째의 만남을 인생의 제2탄생, 즉 다시 태어난다고도 하기 때문이다.
요사이는 혼인(婚姻-結婚)하는 계절이 따로 없다. 아무튼 여기저기서 혼인을 알리는 청첩장을 받아 보면 예법(禮法-禮義)에 어긋나는 경우를 참 많이 보게 되는데, 중요한 것을 너무나 소홀하게 취급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혼인 시에 하객을 모시는 글(청첩장)은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인데, 그런 글들 중 본인이 만든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인쇄소에서 마음대로 만든 것인지 분간이 안 가는 것이 적지 않다. 일생에 한번 있어야 할, 한번 있는 화촉(華燭)을 밝히는 경사(慶事)에 모시는 글이기에 예(禮)를 갖추어야 한다.
먼저 청첩장을 보내는 주체는 분명히 양가(兩家)의 혼주(婚主)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글의 내용을 보면 신랑· 신부가 부모의 친지들에게 오라 가라 명령하듯이 되어있다. 또한 청첩장을 보내는 주체가 누구인지 모르게 써 놓고는 양가의 혼주 이름 뒤에 ‘씨(氏)’ 나 ‘여사(女史)’ 라는 호칭을 넣는 경우를 흔히 본다.
자칭 혼주 자신들을 높여 부르기 때문에 아주 큰 실례(失禮)이다. 또 신랑·신부에게 군(君), 양(孃)을 써서도 안 된다. 군과 양은 윗사람이 젊은 사람을 높이는 뜻으로 부르는 예사높임 호칭이기 때문에 군과 양을 쓰는 것은 무례한 일이다.
그리고 주례(主禮)의 이름을 써야 한다. 혼인식(婚姻式)은 처음에서부터 끝까지 주례가 집례 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좀더 설명하면 신랑·신부가 초청을 하면서 ‘○○○의 장(차)남 ○○군, ○○○의 장(차)녀 ○○양)’이번 품평회는 미나리의 고부가가치 상품화를 위해 또는 부모가 초청하면서 ‘○○○씨의 장남 ○○군’ 등으로 표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남에게는 항상 나를 낮추어 말하고, 더구나 자식은 한층더 낮추는 것이 우리의 예절이고 예법이며 또한 도리이다.
신랑·신부가 초청한다면 당연히 ‘○○○의 장남 ○○’라고 써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청첩장은 하객을 정중히 모시는 글이어야 한다. 그런 만큼 제2인생의 첫 출발에서부터 예의를 갖추어야 하기에 세심한 살핌과 정성이 깃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