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성공장 예정지에 대규모 취락유적

2004.06.15 00:00:00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공장 확장 예정지에 포함된 화성시 동탄면 석우리 동학산 일대에서 지금까지 한강 이남에서는 규모가 최대로 판단되는 청동기시대 환호(環濠) 갖춤 '고지성(高地性) 취락' 유적이 확인됐다.
고지성 취락이란 야트막한 산이나 구릉에 조성된 마을 유적의 일종이며, 환호는 마을 경계를 빙 돌아가며 판 도랑이나 구덩이를 말한다.
기전문화재연구원(원장 장경호)은 사업시행자인 삼성전자의 의뢰로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반도체공장 확장 예정지 10만413평을 몇 구역으로 나눠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고 해발 122m인 동학산(東鶴山) 구릉지대에서 청동기시대 전-후기에 걸쳐 조성됐다고 판단되는 대규모 취락 유적을 확인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이곳에서는 청동기시대 유적으로 집터 50채, 환호를 세 겹으로 두른 3중 환호, 용도 미상 구덩이 유적 24곳, 도랑 흔적 3개조(條) 등이 드러났으며, 이밖에도 고려-조선시대 가마터 등 유적이 밝혀졌다.
청동기시대 취락 유적은 주위의 얕은 구릉들에 비해 주변지역을 조망하기에 매우 유리한 동학산에서도 해발 100m 이상 고지대에 집중 분포하고 있다. 전체 유적 규모는 남북 약 320m에 이르는 광범위한 면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사단은 이 유적이 "지금까지 한강 이남의 자료 가운데 환호를 갖춘 최대의 고지성 취락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비록 정식 발굴조사를 거친 출토품이 아니라 지표에서 수습된 것이기는 하지만 한반도 남부에서는 두 번째로 용범(鎔范. 동기를 제작하는 주물 틀)이 확인된 바 있다.
조사단은 이 유적에서 다른 청동기시대 유적에서 흔히 확인되는 어망추 등 어로와 관련된 유물이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처럼 중요한 유적이 확인됨에 따라 국가사적 지정 등을 통한 문화재 보존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흥순 기자 bh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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