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별이 졌다"…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 별세, 향년 89세

2021.02.15 08:18:11

 

시대의 큰 별이 졌다. 한국 민주화 운동의 산증인이자, 통일운동가였던 진보진영의 원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15일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89세.

서울대학교병원 등에 따르면 백 소장은 이날 오전 입원 중 운명했다.


1932년 황해도 출생인 백 소장은 1964년 한일회담 반대운동에 참여한 뒤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 시절 농민·빈민·통일·민주화운동 앞장섰다.

 

1974년 2월 긴급조치 1호의 첫 위반자로 옥고도 치른 바 있다.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랫말의 모태가 된 장편시 '묏비나리'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1983년부터 1988년까지 민족통일민중운동연합 부의장을 지냈다.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재야 운동권의 일부인 '제헌의회파' 그룹의 추대로 독자 민중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당시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단일화를 호소하며 사퇴했으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노태우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1992년 독자 민중후보로 재야운동권의 추대를 받아 다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으나 다시 낙선했다.

 

이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재야에서 통일운동과 진보적 노동운동에 매진하는 동시에 90년대 후반부터 활발해진 시민운동 등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집회현장에서 그를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노구의 몸에도 그에게서 터져나오는 날카롭고 힘 있는 목소리는 끝날 줄 모르는 기나긴 싸움에 지쳐 있는 노동자와 농민, 시민 들의 기운을 북돋는 에너지이지 활력소였다.

 

우리 사회의 원로로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데 앞장섰고, 자신의 일념을 포기하지 않는 삶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를 보인 시대의 어른이었다.

 

그는 지난해 1월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수술과 병원 치료 등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발인은 19일 오전 7시.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유연석 기자 ccbb@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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