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촌 작가 8명의 다채로운 세계관…‘비탈길을 좋아했지’서 만나요

2021.02.16 10:32:20 10면

화이트블럭 천안 창작촌 입주작가 기획전 개최
이달 18일부터 4월 25일까지 휴관 없이 진행

 

화이트블럭 천안 창작촌에 입주한 작가 8명이 파주시 탄현면의 아트센터 화이트블럭(대표 이수문)에서 오는 4월까지 기획전 ‘비탈길을 좋아했지’를 선보인다.

 

18일 개최되는 ‘비탈길을 좋아했지’는 강인수를 비롯한 김건일, 박혜수, 범진용, 장은의, 장재민, 전가빈, 조가연 작가가 이은주 독립기획자를 초대해 준비한 전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저서 ‘기사단장 죽이기’ 내용 중 ‘프란츠 카프카는 비탈길을 좋아했지’라는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원로 화가의 작업실에서 발견한 그림 속 인물이 실체화돼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는 내용으로, 예술작품이 물리적인 세계의 반사체가 아닌 그 자체로 현실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참여 작가들은 이 소설에서 착안, 예술가가 있는 자리를 ‘비탈길’로 상정하고, 사회적 통념이 현실이라고 지시하는 것과는 다른 세계를 실체화하는 예술 작업의 의미를 조명하고자 한다. 덧붙여 비탈길은 이들이 작업하는 화이트블럭 천안 창작촌이 위치한 광덕리 174번지 오르막길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회화, 조각, 설치 등 각자의 방식으로 지난 2년 간 ‘비탈길’에서 작업한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전시 도입부에 놓인 작품의 원천이 되는 작가들의 노트, 드로잉 등은 관람객들에게 한층 더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선사할 예정이다.

 

 

강인수 작가는 주변 풍경에서 문득 느낀 생경함을 강조하면서 불편한 낯설음의 정체를 추적하듯 그림을 그렸고, 범진용 작가는 잡풀들의 뒤엉킴을 강약의 에너지가 교차되는 붓질로 전이시켜 회화적 생명력이 넘치는 또 하나의 자연을 창조해냈다.

 

조가연 작가는 움직임과 감정이 개입돼 마치 생명체를 보는 듯한 동적인 산수풍경을 담아냈으며, 일상적인 정물들을 촬영해 이상적 균형의 결정체로 다시 그려낸 장은의 작가, 섬망적이고 유동적인 기억의 생태를 바탕으로 숲의 이미지를 구현한 김건일 작가의 작품도 기대를 모은다.

 

장재민 작가는 작업의 출발점을 대상과 그것을 바라보는 인식이 뒤섞인 불명료한 상태로 삼아 감각적으로 작업했고 박혜수, 전가빈 작가는 보다 사회적인 영역으로 시선을 넓힌다.

 

이번 전시는 오는 4월 25일까지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에서 진행된다. 별도의 휴관은 없으며,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오프닝 행사는 열리지 않는다.

 

한편 지난 2018년 5월, 천안시 광덕면에 개관한 화이트블럭 천안 창작촌은 입주작가들이 2년 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개인 작업 공간과 창작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신연경 기자 shinyk@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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