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의 창] 김정은의 ‘새로운 전략무기’ 고도화 공언과 功虧一簣(공휴일궤)

2021.03.23 06:00:00 13면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은 ‘새로운 전략무기’ 고도화를 공언한 데 이어, 바이든 행정부와 앞으로 있을 협상 우위 선점을 위해 적절한 시점에 ‘새로운 무기’를 선보일 것이란 관측이 대세이다. 여기서 생각해 볼 점은 ‘새로운 전략무기’가 무엇이며, 그 발전은 어느 정도이고, 이에 대해 우리 군은 효과적인 방어태세를 갖추고 있느냐는 점이다.

 

그간 북한이 언급한 것과 발사한 내용들을 토대로 추론하면, ‘새로운 전략무기’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MIRV(다탄두각개목표 재돌입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V(우주발사체) 등이다. MIRV는 다양한 목표물에 대한 동시공격이 가능하고 적성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 SLBM은 2차 타격능력을 확보하고 한미연합군에 대한 군사적 대응옵션을 확대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SLV는 평화적 목적을 가장하고 일기예보·통신·GPS 등 군사적 목적을 위해 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MIRV 보다 SLBM과 우주 발사체가 ‘새로운 전략무기’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SLBM은 실전배치까지 시일이 걸릴 수 있으나, 2019년에 바지선을 활용하여 비행시험까지 마쳐 기술축적이 상당함을 과시한 만큼 전력화를 위해 동해상에서 신형 로미오급 잠수함을 활용하여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있다. 우주 발사체는 2016년 이후 상당한 기술력을 축적하여 일정 시점에 고성능의 정지위성을 궤도에 올리기 위한 시험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측면에서는 SLBM에 비해 우주발사체가 국제정세에 주는 충격이 크다는 점에서 ‘새로운 전략무기’가 될 가능성이 많다. SLBM은 전력화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새로운 전략무기’로 삼기에는 신선감이 떨어지고 보완점 개선이 여의치 않다는 고민이 있다.

 

그렇다면 기본적인 경계지역인 DMZ 조차 수시로 뚫리는 우리 군의 역량으로 볼 때 허를 찌르는 북한의 수법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그간 우리 군은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재래식 무기정교화와 3축을 통해 북한의 핵· 미사일 공격을 방어한다는 전략을 수립해왔다. 3축은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킬 체인, 그리고 대량 응징보복작전(KMPR)이다. 이 중 킬체인과 KMPR은 문 정부 들어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이유로 strategic strike system(전략 타격 체계)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첫 번째 과제는 미사일 탐지능력이다. 북한의 기습 발사 능력은 날로 향상되어 30분에서 12분 내로 줄었다. 포착이 그만큼 긴박해졌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8개 포대의 운용문제이다. 모두 통합적으로 가동되었을 때 효과를 발휘하는데, 북한군이 1-2개를 표적 공격하면 탐지능력과 대응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취약점이 있다. 세 번째는 ISR(위성감시) 능력도 취약하여 우리 군의 ISR 자산만으론 북한의 모든 지역을 리얼타임으로 24시간/365일 감시할 수 없다. 북한군의 미사일 발사지점을 모두 포착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군은 200여대의 발사대와 1000여기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네 번째로 8000여개에 이르는 땅굴의 존재다. 북한군 지휘부의 지휘소, 미사일 보호 및 군사작전용인데, 정확한 땅굴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는지 염려스럽다. 다섯 번째로 이지스함도 한계를 갖고 있다. 현재의 이지스함만으론 북한군의 미사일 궤적을 샅샅이 추적하지 못한다고 해군도 자인한바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선을 사수하고 있는 병사들과 국민들의 마음가짐이다. 양심적 병역 거부가 받아들여지고, 2년도 안 되는 군복무 기간에 불평하는 병사와 부모가 늘고 있고, 남북관계 개선이란 허상에 매몰되어 한미연합훈련도 축소하는 등으로 인해 우리의 안보성곽 허물기는 가속화될 것이다. 국가안보에 연애같은 감상적 마음은 금물이다. 사소한 방심이 거의 완성된 사업이 헛되게 할 수 있다는 功虧一簣(공휴일궤)를 다시금 새겨야 할 때다.

 

전자전 작전시 충분한 준비 필요, 전투기 항시 전투태세 유지, 충분한 함선 유지전자전 C2가 효과를 거두려면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킬 체인으로 맞대응하기 위해서는 전투기는 항시 전투테세를 유지해야 하는데 승무원 등의 피로감이 문제다. 해군도 충분한 함선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유사시 30% 정도 만이 전투에 투입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우리 군이 추진해온 기술고도화를 겸비한 재래식 군사전력 확충전략도 핵을 보유하지 않으면서 국방력을 높이는 유용성이 있다는 평가도 있는 만큼 취약점에 대한 꾸준한 보강과 적절한 홍보를 통해 국민들의 안보불안감을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이일환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