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1488점 공개…‘근현대미술사 총망라’

2021.05.09 09:27:38 10면

故 이건희 회장 기증미술품 1488점 세부 공개
김환기·나혜석뿐 아니라 모네·피카소 명작 두루 포함
7월 덕수궁관부터 순차적으로 대중에 선보일 예정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기증미술품 1488점을 세부적으로 공개했다. 

 

오는 8월 서울관을 시작으로, 2022년에 과천, 청주 등에서 특별 전시, 상설 전시, 보이는 수장고 등을 통해 작품을 공개할 예정인 국립현대미술관. 이번에 공개한 ‘이건희컬렉션’은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 238명의 작품 1369점, 외국 근대작가 8명의 작품 119점이다.

 

◇‘이건희컬렉션’이 갖는 의의는?

 

김환기, 나혜석, 박수근, 이인성, 이중섭, 천경자 등 한국 근현대미술 대표작가의 명작들이 두루 구성돼 있으며, 모네와 샤갈, 달리, 피카소,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대표작도 있다.

 

회화 412점, 한국화 296점이 주를 이루며 판화 371점, 드로잉 161점, 공예 136점, 조각 104점 순으로 모든 장르를 포함하고 있다.

 

 

제작연대별로는 1950년대까지 제작된 작품이 320여점으로 전체 기증품의 약 22%를 차지한다. 작가의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보면 1930년 이전에 출생한, 이른바 ‘근대 작가’의 범주에 들어가는 작가 작품 수가 약 860점으로 전체 기증품의 약 58%를 차지한다.

 

판화 167점, 회화 20점으로 유영국의 작품이 가장 많았으며 회화 19점, 엽서화 43점, 은지화 27점을 포함해 총 104점인 이중섭의 작품이 두 번째로 많았다.

 

1000점 이상의 대량 기증은 처음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은 ‘이건희 컬렉션’을 통해 기 소장품 8782점에 더해 소장품 1만점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근현대미술사를 총망라한 이번 기증의 가장 큰 의의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중 근대미술 컬렉션의 질과 양을 비약적으로 도약시켰다는 점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중 1950년대 이전까지 제작된 작품은 960여 점에 불과했다. 근대기 소장품은 특히 희소가치가 높고 수집조차 어려웠던 만큼 이번 기증으로 크게 보완됐다는 평이다.

 

기증은 총 4회의 작품 실견, 수증심의회의 후 작품 반입 및 기증확인서 발급 등 미술관의 기증 절차에 따라 진행됐으며, 작품 검수와 상태 조사, 등록, 촬영, 저작권 협의 및 조사 연구 등을 거쳐 순차적으로 미술관 누리집에 공개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건희컬렉션’을 공식 명칭으로 하고, 평생 수집한 미술품을 국민의 품으로 보내준 고 이건희 회장과 유족의 정신을 기리겠다는 방침이다.

 

 

◇그렇다면 ‘이건희컬렉션’ 언제부터 관람할 수 있는 것일까?

 

오는 8월 서울관에서 열리는 ‘이건희컬렉션 1부: 근대명품’(가제)을 통해 한국 근현대 작품 40여 점을, 12월 ‘이건희컬렉션 2부: 해외거장’(가제)에서 모네, 르누아르, 피카소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2022년 3월에 열리는 ‘이건희컬렉션 3부: 이중섭 특별전’을 통해서는 이중섭의 회화, 드로잉, 엽서화 104점을 만나볼 수 있다.

 

덕수궁관은 오는 7월 개최되는 ‘한국미, 어제와 오늘’전에 일부 작품을 선보이고, 11월 ‘박수근’ 회고전에서 이건희컬렉션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다.

 

 

과천관에서는 이건희컬렉션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및 아카이브의 새로운 만남을 주제로 한 ‘새로운 만남’을 2022년 4월과 9월에 순차 개막한다. 청주관에서는 수장과 전시를 융합한 ‘보이는 수장고’를 통해 이건희컬렉션의 대표작들을 심층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한국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해 평생을 수집한 미술품을 기증해주신 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어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대량 기증을 통해 확보된 수준 높은 예술품으로 명실공히 미술소장품 1만점 시대를 열고, 국민의 문화 향유 증대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신연경 기자 shinyk@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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