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북한의 ‘제1비서’직 신설에 대한 단상

2021.06.25 06:00:00 13면

 

북한은 지난 1월 8차 당대회시 북한 노동당 규약을 개정하였고 , 당 총비서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를 신설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제1비서의 위상에 대해 단순히 실무적 역할 수행에서 부터 후계를 염두에 둔 자리 신설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지 제1비서에 누가 임명되었는지 알려져 있지 않다. 조용원 당 비서 또는 동생인 김여정이 임명될 수 있으며, 아니면 10살 내외로 추정되는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되지 않은 아들을 위한 자리라는 전망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1년 12월 북한 최고 권좌에 오르면서 2016년 국무위원회를 신설하기 까지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라고 하면서 자신의 직위를 ‘노동당 제1비서’로 한 적이 있다. 집권 초기에 선대 후광을 활용하는 의도가 작용해서 ‘1비서’ 직함을 사용하다가 자신의 권력이 안정화된 이후 ‘국무위원장’ 그리고 ‘당 위원장’이라는 직함으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겠다. 금년 초 8차 당대회에서는 ‘당 위원장’ 대신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일반적인 ‘당 총비서’로 명칭을 변경한 바 있다. 이렇듯 김정은 자신이 사용한 ‘당 제1비서’라는 직함은 후계자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에 신설된 직위는 ‘당 제1비서’가 아니라 ‘당 중앙위 제1비서’이다. 따라서 명칭에서 보듯이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당대회 결정사항을 실무적으로 집행하는 당 중앙위 비서 역할에 한정되어 있다고 보는 게 적절해 보인다.

 

김정은은 신장 170센티미터에 체중은 130내지 140킬로그램으로 연령은 37세이다. 최근 언론에 노출된 김정은 총비서 사진을 보면 지난 1월 사진과 비교해 볼 때 다소 체중이 감소된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과체중에 고지혈증 등 성인병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신체 상황을 전제로 일부에서는 ‘당 중앙위 1비서’직 신설은 김정은 건강에 이상이 있을 수 있고, 그래서 유고시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의학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의견이 과체중이더라도 30대 중후반의 나이를 감안할 때 생명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김정은 등 백두혈통의 건강을 관리하는 ‘만수무강 연구소’와 전문 의료기관인 ‘봉화진료소’가 있다는 점에서 신변 이상에 따른 후계를 염두에 둔 자리 신설이라는 해석은 다소 무리해 보인다.

 

북한의 독특한 자리 신설에 대해 이렇듯 우리 내부에서 여러 의견이 제기되는 것 자체가 남북간 통신선이 차단되어 있는 현재의 열악한 남북관계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듯하여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다. 지난 2018년 개설된 남북정상간 핫라인이 가동되거나 남북고위급 회담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우리 당국자가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해 북한 당국자 설명을 청취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미 10년 동안 북한을 안정적으로 통치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건강에 대한 여러 우려가 있지만 임기 제한없이 북한의 최고권좌를 유지할 것이다. 우리의 대북정책은 북한 최고지도자 유고를 전제로 하기보다는 이러한 김정은 총비서의 북한내 위상을 고려하면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북한 보도매체를 통해서 알려지는 김정은 총비서의 발언과 행보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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