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현 상황속에서 남북관계 개선책은 없을까

2021.09.07 06:00:00 13면

 

 

2018년 9월 평양 5·1 경기장 문대통령 연설 장면과 지금 한미연합훈련이 끝난 시점에 북한이 도발을 할까 노심초사하는 현 상황을 대비시켜보면서 다람쥐 채 바퀴 돌 듯하는 남북관계, 정말 항구적인 한반도평화체제의 구축, 나아가 남북생활공동체를 만드는 일이 불가능한 일일까 체념 섞인 생각이 자꾸 떠올라 힘든 세월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그 고리를 끊고 같은 역사와 전통을 함께한 한민족이 통합되어 세계사를 주도하는 꿈을 버릴 수는 없다. 8개월 남은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상황을 잘 판단하고 바른 선택을 한다면 아직도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너 때문이라고 손가락질을 할 때 상대를 가리키는 손가락은 검지 손가락 하나, 그러나 작은 세 손가락은 나를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우리는 북한핵문제가 해결되지 못함을 북한 탓으로 돌리지만 사실 미국과 우리에게 그 책임이 더 크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핵문제 해결의 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

 

2018년 판문점회담, 싱가포르 북미회담, 평양회담 등 일련의 남북미 만남에서 한 약속을 생각해 보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했고,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겠다고 했다. 군사합의에서는 군축을 약속하면서 현 정부에서 가장 크게 군사비지출을 늘리면서 세계 7위의 군사강국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자.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하면서 전제조건으로 대조선적대시정책의 철회와 체제보장을 내 걸었다. 현실적인 구체적 요구내용은 한미연합훈련 중단, 민생관련 일부 대북제재 중단 등이었다.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는 북한이 대화에 선 듯 나서길 기대함은 무리가 아니겠는가. 물론 북한에도 책임이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북한을 비호하고자 함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바른 진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직한 고백이 문제해결을 위한 첫 수순이기 때문이다.

 

최근 성김 미북핵대표의 한국방문시 발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미국은 선제적으로 북미대화에 나설 의향이 없어 보인다. 사실 미국입장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도발이 없는 한 지금의 상황에 불만이 없을 것이다. 문제해결의 키는 우리가 갖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국익과 민족이익이 상위개념이요 한미동맹은 하위 가치, 수단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북한핵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곤경에 처한 미국으로선 한미동맹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진 않을 것이다. 이 점을 활용, 남북관계 재개를 위한 우리의 복안(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미국측에 강하게 주장하여 우리측 입장을 관철시킬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그 간 북한과 합의했던 사항의 이행을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안은 가지고 북한과 대화에 나선다면 북으로선 내심 환영해 맞이할 것이다. 과거 북한과 자주 접했던 전임 통일부장관 등 북이 선호하는 인사를 특사로 임명함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같은 사안도 누가 일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결정적으로 부족한 것, 현상타파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 용기와 결단이 요구되는 중요한 시점이다.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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