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범의 미디어비평] 언론개혁은 시민의 복지다

2021.10.08 06:00:00 13면


정치와 언론은 불가분이다. 정치인은 언론보도 한 줄에 웃고 운다. 


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2일 조선일보에 대한 생각을 가감없이 쏟아 냈다. "얼마 전에는 제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일한다는 가짜뉴스를 내보내더니, 이제는 우리 국민과 전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BTS까지 정쟁 도구로 끌어들였다"며 "선을 넘어도 한 참 넘었다“고 했다. 또 ”조선일보가 언론인지 정파조직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라며 "조선일보는 '조선일보가 언론이면 우리 집 두루마리 휴지는 팔만대장경'이라는 조롱이 왜 나오는지 심각하게 되새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는 듯하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7월 말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지사의 ‘백제 관련 발언 질문’에 답하면서 김 앵커를 향해 “중앙일보 기자가 바보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게 못 알아들으세요?”라며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 전 대표가 중앙일보 편향을 문제 삼기도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달 ‘고발사주’의혹과 관련해 메이저 언론과 마이너 언론을 구분했다. 인터넷 언론사인 뉴스버스가 고발사주 의혹을 보도하자 “정치공작을 하려면 메이저 언론을 통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처음부터 독자도 많고 이런데다 해라. KBS·MBC에서 시작하든지“라고 덧붙였다. 지난 6일 한 보수 시민단체 토론회에서는 "KBS, MBC 시청률이 얼마 안 된다고 하는데, 저는 거의 안 본다"며 "정권 바뀌면 바깥사람들이 딱 들어와서 그야말로 점령군처럼 싹 몰아내고 하는 이게 과연 언론사냐"라고 비판했다. 한 달만에 메이저도 감별하기 시작했다. 


홍준표 의원은 9월 4일 갤럽에 “차기 대선까지 여론조사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했다. 갤럽 조사에서 자신의 지지율이 예상보다 낮게 나온 이유에서다. 홍 의원은 “언론사 관계자 여러분들은 부디 갤럽 여론조사 중 저에게 관련된 부분은 보도하지 말아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네 후보 언론관의 편린이다. 어떤 대선후보도 미디어 관련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기생충, 미나리가 한국 영화를 세계적 반열에 올려놨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에서 1위를 싹쓸이하고 있다. BTS는 지난해 9월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한국인 최초롤 1위를 차지한 이후 13개월 만에 6개 곡을 정상에 올렸다. 1960년대 중반 비틀스가 12개월 보름 만에 6개 곡을 1위에 올린 이후 두 번째로 빠른 속도다. 모두 문화콘텐츠들이다.


한국 언론 콘텐츠는 글로벌 경쟁력이란 말을 꺼내기 조차 민망한 수준이다. 상식적 수준의  시민이 ‘이 보도는 믿어도 되나?’ ‘어느 언론사 기사지?’라는 경계심부터 갖는다. 언론개혁은 정파적 문제가 아니라 시민복지의 문제다. 대선주자들의 언론개혁 공약이 필요한 이유다. 

최광범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