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북한이 부강하고 문명한 사회로 변화하는 길

2021.11.03 06:00:00 13면

 

북한은 지난 10월 10일 대대적인 열병식 대신에 ‘자위-2021’이라는 국방발전전람회를 개최하였다. 전람회에서는 국제사회가 우려해 왔던 각종 신형무기가 전시되었으며,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무기개발은 남한과 미국이 아닌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의 기념연설을 하였다. 핵무기와 각종 미사일은 자위적 차원에서 개발하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이중적 기준이 문제임을 지적하면서 국제사회 특히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는 한 무기개발은 계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하겠다. 실제로 북한은 한미일 안보수장이 회동하고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가 미국에서 종전선언과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협의하는 시기에 신포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보란 듯이 발사하였다.

 

대화 논의는 진행되면서 실제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은 기간은 북한에게 있어서는 신형무기 개발 등 군사력 강화를 하기에 적절한 기간이다. 남한 및 미국과 대화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는 북한이 국제사회가 ‘도발’로 규정하는 군사력 개발을 하기가 어려운 처지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화 전 군사력 개발은 북한에게는 대화에서 상대방의 양보를 유도하기 위한 협상카드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일련의 미사일 발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기 위한 북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하겠다.

 

‘자위-2021’ 행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박정천 등 북한 군부 핵심인사들과 함께 우리의 ‘치맥 파티’와 같이 맥주와 간단한 음식을 함께 나누면서 얘기하는 특이한 사진이 공개되었다. 지난 9월 9일 국가창건일에는 미 백악관 가든파티를 연상하는 야외 식사 행사 사진이 공개되기도 하였다. 지난 2019년 1월 1일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양복차림에 소파에 앉아 토크쇼에 나와 대담하듯이 신년사를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장면은 지난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장면으로 스위스 유학 경험을 가진 84년생 김정은 위원장의 시대이기에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배경은 무엇일까? 북한은 2000년 초반부터 SNS를 활용한 체제 홍보를 하였으며 지금도 유튜브와 브이로그 등을 통해 북한의 ‘발전상’을 보여주면서 부정적 이미지를 줄여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북한 사회도 서구 사회와 차이가 없는 사회라는 메시지를 주면서 한편으로는 서구 사회처럼 부강하고 문명한 사회로 발전하고자 하는 욕구가 담겨져 있다고 하겠다. 2021년 초 개정된 노동당 규약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부강하고 문명한 사회 건설’을 당면과업으로 제시하고 있다.

 

국방발전 전람회에서의 치맥파티와 9·9절 계기에 이루어진 백악관 가든파티와 같은 장면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의도적인 연출이 아닌 북한 사회의 실제 모습이 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 지도부가 북한 비핵화에 대한 결단을 내리고 우리 및 국제사회가 내밀고 있는 ‘대화와 협력의 손길’을 잡고 나올 때 가능하다 할 것이다.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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