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A대표 ‘깜짝 발탁’ 김건희…오늘 UAE전서 벤투 ‘눈도장’ 찍을까

2021.11.11 05:00:00 11면

한국 축구대표팀, 11일 오후 8시 UAE와 월드컵 최종예선
김건희 “수천 번 꿈꿔왔던 자리…부족하지만 꼭 뛰고 싶어”
손흥민 “관중 앞 경기는 엄청난 경험이자 특혜… 설렌다”
김민재 “팬들 목소리 몹시 그리웠다…‘승리’로 보답할 것”

 

생애 처음으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새긴 김건희(수원 삼성)가 11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에 출격할 준비를 마쳤다. 부상으로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된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의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워 파울루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찍을 수 있을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날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UAE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5차전 경기를 치른다. 지난 9월 이라크전에서 0-0 무승부, 레바논전에서 1-0으로 승리한 한국은 지난달 7일 시리아에 2-1로 이긴 데 이어 이란전까지 최종예선 4경기 무패를 달렸다.

 

승점 8(2승 2무)로 이란(승점 10·3승 1무)에 이어 A조 2위를 기록 중이다. A·B조 1, 2위까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은 조 2위 이상의 순위를 유지해야 한다. 때문에 이번 UAE전에는 해외파들이 대거 소집됐다. 하지만 황의조와 김영권(감바 오사카)은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했다.

 

황의조의 탈락은 코로나19 문제로 합류할 수 없었던 지난 3월 일본과 평가전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4골 1도움으로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에 그의 부재는 특히 아쉽다.

 

 

이에 벤투 감독은 지난 1일 김건희를 깜짝 발탁했다. 황의조의 ‘공백’을 김건희로 메우겠다는 것.이로써 김건희는 생애 처음으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새기게 됐다. 함께 발탁된 조규성이 온전한 주전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김건희는 이날 UAE전이나 17일에 예정된 이라크전을 통해 A대표팀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김건희의 장점은 ‘연계 플레이’다. 활동량이 뛰어나고 활용방안이 다양하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6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으며, 시즌 초 수원 상승세의 주역이었다. 탈장 수술로 5월 29일 FC서울전 이후 골은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벤투 감독은 김건희를 “오랜 기간 지켜본 선수”라며 “대표팀 플레이 스타일에 잘 적응할 것”이라고도 평가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건희는 지난 8일 파주NFC로 소집된 후 “소속팀 전술에서 내 장점을 다 보여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연계 플레이나, 수비, 빌드업 축구에 자신이 있고, 또 선호한다”고 전했다.이어 “빌드업 축구에서 내 장점이 있기에 자신이 있다. 빨리 팀에 녹아들어서 계속 부름을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키핑이나 연계 플레이는 다른 선수와 비교해도 자신이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일면 부담도 있다. 황의조라는 큰 빈자리를 대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원 박건하 감독과 대표팀을 경험한 동료들의 조언에 힘을 얻었다.

 

김건희는 “막연히 생각만 해서 조금은 가볍게 생각한 부분도 있다”며 “막상 오니까 부담감,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빨리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건하 감독께서 대표팀은 정글이라 배려보다는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했다”며 “동료들은 다 좋은 선수, 좋은 사람이니 적응을 잘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아직 황의조 선배와 비교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많이 부족하다”면서 “계속 열심히 해서 경쟁력을 쌓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건희는 “이 자리에서 인터뷰하는 것을 축구 시작하고 수천 번 꿈꿔왔다. 너무 좋다. 기회가 된다면 경기도 뛰고 싶다”고 말했다.

 

 

A매치 데뷔전을 앞둔 김건희 만큼 설렘을 가득 머금은 이들은 또 있다. 바로 대표팀 주장 손흥민(29·토트넘)과 센터백 김민재(25·페네르바체)다. 이번 UAE전은 100% 관중 입장이 허용된다. 팬들로 가득 찬 경기장에서 A매치를 치르는 건 2019년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일본전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를 두고 손흥민은 9일 오후 파주 NFC에 도착해 “정말 설렌다. 영국에서도 열정적으로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이 경기장에 찾아와 응원해주는데, 매번 새로운 경험”이라면서 “한국에서도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경험이고 특혜”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이어 “2년이 짧은 시간이 아니다. 많이 기다려왔다”며 “팬들도 많이 기다리셨을 거로 생각한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잘 이끌고,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숙제”라고 덧붙였다.

 

같은 시간 대표팀에 합류한 김민재도 “팬들의 목소리와 응원이 몹시 그리웠다”며 “빨리 경기 일이 찾아오면 좋겠다. 팬들도 오시고,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꼭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한국 대표팀은 손흥민과 김민재 등 유럽파 선수들이 소속팀 일정으로 뒤늦게 합류해 전날 하루 밖에 호흡을 맞추지 못했다. 게다가 연달아 경기를 소화한 선수들은 피로도가 극에 달한 상황이다.

 

그러나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역시 ‘국가대표’다웠다. 손흥민은 “나라를 대표해서 오는 건 언제나 영광스럽다. 피곤하다는 건 핑계”라며 “잘 준비해서 많은 팬이 오시는 만큼, 경기를 잘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대표팀과 이번 최종예선에서 첫 맞대결을 펼치는 UAE는 3무1패(승점 3점)를 기록하고 있다. 이라크(승점 3점)에 골득실에서 앞서 조 4위에 올랐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

김기현 기자 crokim@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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