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의 창] 김정은 정권의 소형SLBM 개발과 무기 판매 

2021.11.15 06:00:00 13면

 

김정은 정권은 지난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언급한 ‘무기체계 5개년 계획“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한편으로 남한의 ’종전선언 목매기‘를 이용하여 ’한미연합훈련 영구중단‘을 조건으로 제시하는 등 남한의 방위력 약화 기도와 동시에 자신들의 군사력 확충계획을 차근차근 실천하고 있다. 지난 10월 19일 신포항 인근 동해상에서 발사한 소형SLBM이 대표적이다. 기존의 북극성을 개량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무기체계임을 공언했다. 요격이 쉽지 않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인 지대지전술유도탄(KN-23)과 유사한 수중발사용 버전이다.

 

북한 잠수함에 실린 SLBM이 선제기습공격 능력을 갖고 있고 전술핵과 결합할 경우, 가공할 파괴력을 갖는 것은 상식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한미 양국의 방어수단이 미비한데다, 우리 최고지휘부에 대한 기습공격능력과도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서울의 북한산은 전통적으로 최고지휘부를 보호하는 천연의 요새로 작용해왔다. 북한의 장거리포와 방사포, 지대지탄도미사일의 공격에서 안심할 수 있는 지역으로 평가해왔다. 그러나 북한의 소형SLBM은 남해상에서 우리 최고지휘부를, 120도 각의 미사일방어망을 갖고 있는 사드기지 후방을 동남해상에서, 서남해상에서 기습타격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체계로 기능할 수 있다. 더욱이 철도차량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등의 타격수단과 동시에 활용된다면, 한미연합사의 미사일 방어망도 무력화될 우려가 다분하다. 잠함시간과 작전 반경이 확장되는 신형 3000 톤급 잠수함에 실린다면, 전술핵과 결합하지 않는 재래식 형태라도 남한의 안보를 위협하는 전략무기급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런 위협이 용암처럼 잠재해있는데도 북한의 SLBM 발사 사실을 ’1회성 쇼‘처럼 보도하거나, 본질과는 별 상관도 없는 김정은의 참석여부에 무게를 두는 보도태도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더 한심한 것은 김정은의 건강과 연결시키는 말초적 보도태도이다. 이는 중국의 고대 병법서인 『36계』에서 말하는, ’정면으로 적을 공격할 것처럼 행동하여 주의를 분산시킨 뒤 방비가 허술해진 후방을 공격하는‘ 暗渡陳倉(암도진창) 전법을 도와주는 이적행위이다.

 

또 하나, 무기와 관련하여 주시해야 할 것이 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장악과 북한의 무기판매와의 연관성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외교관 등 합법 공간을 활용하여 유엔제재망을 교묘히 교란하면서 시리아 등 중동 지역에 무기를 판매하여 적지 않은 외화를 획득해왔다. 지금 북한은 찬스를 잡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미군이 아프간을 철수하면서 남겨놓은 야간투시경, M16, 블랙호크 공격헬기 등 다양한 무기를 역설계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선 북한이 경쟁력이 있고, 북한제 무기는 고장이 적다는 이유로 인기도 높다는 사실이다. 경제제재에 따른 외화난 해결에도 숨통을 틀 수 있는 ’호흡기‘로 충분히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設則不中(설측부중) 즉 ’적의 움직임을 객관적 계기로 삼지 않고 추론에 근거하여 용병하면 적중하지 안 는다‘는 『36계』의 지적을 명심해야 할 논거가 된다.

이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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