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개성공단사업, 정말 대박일까

2021.11.19 06:00:00 13면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에 의해 개성공단이 폐쇄된 후 남북관계의 재개가 논의될 때마다 개성공단은 언제나 화두가 되어왔다. 그도 그럴 것이 남북경협사업의 상징물로써, 아니 실질적인 남북 상생의 모델사업이었기 때문이다.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화해무드로 돌아선 남북관계는 4·27 판문점 선언, 6·12 북미 싱가포르 공동선언, 9·18 평양선언을 거치면서 곧 개성공단사업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로 우리 모두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토지, 우리 측의 자본과 기술이 합쳐져 그야말로 남북이 Win-Win 한 개성공단사업은 경제적 효과를 넘어 공단부지 인근에 주둔했던 북한군이 후방으로 이동하고 DMZ에 통로를 만들기 위해 남북 간 군사회담이 빈번히 열리면서 평화의 제도화 모습을 보았고, 남북간 근로자들이 함께 일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 남북경제공동체 형성의 실험장이었으며, 5만 명이 넘는 개성공단 출근 근로자들을 통해서 개성 인근 지역이 북한 변화의 선도 창구로서 기능하는 등 정치군사적, 사회적, 그리고 민족공동체 복원의 실험장으로서의 효과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오늘은 논점을 개성공단에 진출한 개별 기업인들에게 두고 정말 우리 기업인들이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남겼는지, 개성공단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번 되새겨보고자 한다.

 

얼마 전 개성공단에서 사업을 했던 기업인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2005년 개성공단 초창기에 진출한 기업인인데 초기 투자비용은 40억 정도, 2016년 개성 철수 후 정부에 손실보상 요청 시의 투자액은 300억 원 정도였다고 한다. ‘많이 벌었지만 지속된 투자로 남는 것은 별로 없었다. 보상이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후회 없다’고 한다.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꼭 다시 들어가겠다고 희망 섞인 기대를 한다.

 

기업인의 입장에서 개성공단사업 진출이 갖는 의미는, 첫째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사실이다. 2005년 남북 간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협상 시 월 임금은 60불, 매년 0.5% 상승만 인정, 그러니까 매년 3-4불 정도의 인상만 있다는 것이다. 공단이 폐쇄된 2016년 2월 기준 공단에 진출하고 있었던 124개 업체의 평균 근로자 임금은 130불-150불 정도였다고 하니 대박이 아닐 수 없다.

 

둘째로 번 돈을 가치 있게 쓸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는 사실이다. 간식으로 제공한 2개의 초코파이를 먹지 않고 집으로 가져가 아이들에게 준다는 사실을 알고 지급량을 늘려 4개, 6개, 8개로 늘려 줄 때 근로자들이 표하는 감사의 마음을 보거나, 설 추석 명절시 선물한 돼지고기 등은 북한의 국방위원장 선물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는 사실 등에서 고용주로서 큰 만족을 느꼈다고 한다.

 

셋째로 기업인들의 기업경영 자체가 통일의 집을 짓는데 벽돌 한 장 한 장을 올리는 나름의 기여를 한다는 점이다. 따뜻한 배려와 사랑의 마음은 남측의 기업인들이 착취 괴물이 아닌 함께 살 수 있는 동포라는 인식의 변화를 갖게 한다는 사실이다.

 

하루빨리 공단이 재개되어 많은 미담을 들어가면서 민족공동체가 복원되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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