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헌정의 '오늘의 성찰'] 인생의 의의 (人生 意義)

2021.11.29 06:00:00 13면

 

인생의 의의를 결정하는 것은, 사람이 신을 향해 무엇 때문에 자기를 이 세상에 보냈느냐고 물을 때는 매우 난처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가 되지만, 자기 스스로를 향해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물을 때는 매우 간단해진다.

 

자신의 장례식에서 비참한 웃음거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삶의 의미를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자신의 영원한 상대적 위대함과 왜소함을 인정하는 것, 신에 다다를 힘은 없지만 신의 뜻을 찾아 실천하는 삶에 만족하는 것, 자기보다 낮은 생명체를 사랑과 자비로 대하면서, 그 동물적 욕망을 가지지 않고 그것을 모방하지 않는 것, 그것이 신에 대해서는 경건함이고 그 생명체에 대해서는 선량함이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현명함이다. 

 

삶의 의의를 외면한 채 살고 싶다면 딱 한 가지 길이 있다. 술과 아편에 절어 육체적 마비상태 속에서 살거나, 갖가지 유혹과 소비 오락에 빠져 감성적 마비상태 속에서 살면 된다.

 

이 세계는 결코 허구의 세계가 아니다. 단순한 시련을 위한 속세도 아니고, 더 나은 영원한 세계로 안내하기 위한 속세도 아니다. 우리가 우리와 함께 사는 사람들과 우리 뒤에 살게 될 모든 사람들에게 아름답고 즐거운 지구 환경이 되도록 하는 세계, 아니,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할 세계이다. 

 

우리가 생명을 말할 때 고등ㆍ하등 하는 말을 하는데 그 표준은 어디 있는가 하면 결국 우리 인간 자신에 있다. 인간의 인간된 점은 따지고 들어가면 결국 자아의식에 있다. 나는 나다 하는, 다시 말해서 자아를 가지는 것이 인간이다. 그 자아의식 정도의 고하를 가려서 동물에서 식물, 식물에서 원시적 미생물에 갈수록 의식활동은 차차 낮아져 거의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미생물에는 의식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가 하는 것 같은 의식작용은 없을지 모르지만, 본능일지 충동일지 그보다도 간단한 것일지 몰라도 어느 정도의 정신적인 것이 이미 움직이고 있지 않았을까? 그것을 있다고 인정하거나 말거나 간에, 생명은 하나의 놀라운 혁명인 것, 어떤 의지, 혹은 잠재의식적인 것의 발로인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생명은 반발이다 저항이다. 자유롭자는 뜻의 나타남이다. (함석헌)/ 주요 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조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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