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빵 좋아하세요?' 등 3권

2021.12.16 06:00:00 11면

 

◆ 빵 좋아하세요? / 구효서 / 문학수첩 / 288쪽 / 1만3000원

 

미국 애리조나에서 단둘이 살아가던 딸 ‘미르’와 엄마 ‘경희’. 두 모녀가 한국 땅을 밟은 이유는 단 하나,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단팥빵을 먹기 위해서다. 둘은 경희의 기억 속 단팥빵 맛을 찾기 위해 전국 순례를 시작한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엄마를 위해 미르는 목포에 머물며 전설의 제빵사를 찾기 시작한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 시간은 경희를 따라 30여 년을 뛰어넘기도, 미르를 따라 5년 또는 60년, 또는 몇만 년을 넘나들기도 한다. 대학생 시절 자신에게 매일 빵을 가져다주던 남학생을 회상하는 경희, 인디언 마을에서 맛본 빵과 마을 사람에게 들은 전설들을 떠올리는 미르. 어긋나고 스치더라도 돌고 돌아 다시 만나는, 기다림의 맛을 더한 인연과 그리움을 전한다.

 

모녀의 서사 외에도 나무개제과점의 친근한 이웃들의 이야기는 한 편의 동화를 형성한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이 남긴 단팥빵 봉지를 보고 제과점에 왔지만, 단팥빵이 사라져 매일 호밀빵만 사 가는 ‘호밀빵 할머니’, 스승을 기다리며 제과점 앞 벤치에서 운동을 하는 ‘베이커 백’ 등은 단팥빵 전설에 친근함을 더한다.

 

 

◆ 라이온의 간식 / 오가와 이토 씀 / 권남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 / 312쪽 / 1만4800원

 

이 책은 2020년 서점대상 2위, 누적 22만 부 발행 등의 기록을 세운 일본 출판계의 화제작. 작가 특유의 미려한 문체와 감각적인 자연 묘사, 따뜻하고 감동적인 내용으로 많은 독자와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서른셋 나이에 말기 암 판정을 받고, 힘든 연명치료를 받는 병원이 아닌 따뜻한 곳에서 매일 바다를 보며 남은 날들을 보내겠다고 다짐한 주인공 ‘시즈쿠’. 그가 매주 일요일마다 특별한 간식 시간이 열리는 ‘라이온의 집’에 도착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언제가 마지막이 될지 모를 간식 시간에 참석하는 동안 시즈쿠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사람들의 인생에서 반짝이던 순간들을 조금씩 맛본다. 시간이 지나며 시즈쿠는 건강했던 시절의 마음을 되찾고, 자신만의 ‘추억의 간식’을 주문 편지에 써낸다.

 

“태어난 이상 반드시 세트로 따라오는 것이 죽음”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책은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담담하면서도 밝게 그려낸다.

 

 

◆ 우리는 우리의 최선을 / 강석희 / 창비교육 / 240쪽 / 1만4000원

 

201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강석희 작가의 첫 소설집. 등단 이후 3년간 적은 일곱 편의 작품을 실었다.

 

작가는 인물들이 겪는 실패와 낙담, 후회와 반성에 담긴 진실과 진심을 꾹꾹 눌러 담고, 아끼려고 했다.

 

꿈을 위해 애쓰지만 어떤 것도 이루지 못하는 십대 남매의 시간을 따라가는 ‘앵클 브레이킹’, 판타지스타를 동경했던 ‘빛나는 돌아이’에 대한 동경과 남모를 애정을 담은 이야기 ‘알레’, ‘올드 힙합 키드’에서 ‘촛불 집회 목격자’로 또 ‘망작 전문 리뷰어’로 자라난 ‘나’의 낯 뜨거운 여름 한철을 다루는 ‘그런 식의 여름’보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우리는 우리의 최선을’ 외치게 될 것이다.

 

작가는 “소설은 사람이 사람을 보듬어 나가는 이야기”,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로 연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작품 속 인물들을 ‘아끼는 마음’으로 대하는 작가의 태도이지 않을까.

 

[ 경기신문 = 정경아 수습기자 ]

정경아 수습기자 kyunga1013@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