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코로나 팬데믹과 남북관계

2021.12.22 06:00:00 13면

 

얼마 전 위드코로나의 실시로 이제 정상적인 삶을 되찾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잠깐,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새로운 변종 오미크론과 확진자의 기록적 상승, 돌파감염 등은 강화된 방역조치를 필요하게 했고 다시 불안속에서 힘든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의 분명한 원인도 모르는 상황속에서 백신 효력에 대한 신뢰 부족은 아마도 우리들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WHO의 어느 한 간부가 백신 나눔의 실천 실패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발언이 가슴에 와닿는다. 2년이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 팬데믹이나 기후재앙 등에서 하늘이 주는 메시지를 잘 해석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과 사람, 자연과의 관계가 나눔과 배려의 대상이 아니라 이용 갈취의 대상으로 전락한 인간들의 극도의 이기심이 오늘날의 자연재해를 가져왔다고 확신한다.

 

남북관계에서도 같은 이치가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 나눔의 실패가 오늘의 어려운 남북관계 상황을 만들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2017년 5월 새롭게 출발한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재개를 위한 호의적 접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6차 핵실험과 ICBM의 시험발사로 우리를 긴장케 했다. 1990년대 핵문제 대두 후 북한의 한미에 대한 극도의 불신이 불러온 결과였다. 핵무기와 운송수단의 확보 없이는 한미연합군으로부터 자신들의 안보를 담보할 수 없겠다는 북한의 현실 인식 결과였다.

 

이후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화해무드는 판문점선언과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평양정상회담으로 이어져 남북의 정상이 백두산 정상에서 함께 손을 들어 올리는 감격의 장면을 우리는 목격했다.

 

그러나 2019년 하노이회담 결과는 다시 북미관계를 이전상태로 돌리고 불신의 늪으로 빠져들게 했다. 그 여파는 남북관계를 다시 얼어붙게 만들었다. 북한의 선 핵포기 없이는 관계정상화는 있을 수 없다는 그야말로 북한이 주장하는 대북적대시정책의 지속을 미국측이 주장함으로써 북미대화 나아가 남북관계의 재개에도 먹구름을 일게 하고 있다.

 

북한이 핵을 고집해서나, 미국이 북한의 선 핵포기를 주장해서 현재의 상황이 꼬여있다고 단순하게 진단해서는 해결책이 없다. 그들은 그들 나름의 국익을 위한 길을 가고 있다고 인정하고 문제해결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대북적대시정책의 철회를 우리가 먼저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 줌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 집권 후 남북간의 화해와 평화, 상생공영을 얼마나 부르짖었나. 그러나 정부의 남북협력기금 집행실적을 보면 그것이 공염불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정부에서 남북협력기금을 집행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없다.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북한동포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남은 임기 동안 두 가지만 실천해 보자. 먼저 조건 없는 식량 및 방역의약품 지원 약속을 새해 선물로 보내자. 그리고 한미연합훈련도 조건 없이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우리의 진정성만이 그들의 마음을 열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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