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수사 비난의 목소리 높아

2004.09.19 00:00:00

주민들. 경찰이 사건 은폐,축소한다며 의혹제기
경찰.주민이 자진해서 글 삭제 주장

<속보>올해 들어 수원의 한 동네에 5차례에 걸친 성추행 피해 사실을 주민이 인터넷에 글을 올리자 경찰이 삭제할 것을 요구해 피해주민들은 용의자를 붙잡아야 하는 경찰이 오히려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는 게 아니냐며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본보 9월 17일자 14면>
특히 새벽시간대에 30대초반의 동일범으로 추정되는 괴한이 한 빌라에 침입해 부녀자들을 잇따라 성추행하자 이 빌라 16세대 중 일부 세대는 불안하다며 이사가기 위해 집을 내놓고 있다.
19일 수원남부경찰서와 피해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8시27분께 권선구 세류3동 H빌라 주민 윤모(28)가 경기지방경찰청 자유게시판에 '강간미수가 4번...더 큰 범죄를 막기위해 올립니다'는 글을 올렸다.
경찰은 윤씨의 글을 확인뒤 같은날 11시께 윤씨의 직장에 찾아가 삭제할 것을 요구, 11시30분께 이 글은 게시판에서 삭제됐다.
이에 대해 피해주민들은 "경찰이 성추행범을 잡는 것은 뒷전이고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고 한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게시판에 글을 올린 윤씨는 "경찰관 1명이 찾아와 '젊은 경찰관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글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성추행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고 순찰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솔직히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윤씨는 또 "외부적으로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나 자신도 원치 않았기 때문에 삭제를 했을 뿐"이라며 "하지만 성추행 사건이 또 다시 발생한다면 인터넷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주민들의 피해사실을 알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 최모(26)씨는 "범인을 잡아야 하는 경찰이 오히려 사건을 무마시키려는 것 같다"며 "경찰 가족이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면 그때도 사건처리를 어설프게 처리할 거냐"고 반문했다.
지난 15일 새벽 괴한에게 피해를 입은 전모(21.여)씨는 "경찰이 순찰을 강화했다지만 또 피해를 입을 것 같아 이사를 갈 것"이라며 "이 사건으로 4~5세대가 집을 내 놓고 이사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윤씨에게 글 삭제를 요구했던 곡선지구대 경찰관은 "윤씨가 자진해서 글을 삭제한 것"이라며 "윤씨가 경찰의 순찰강화와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는 차원에서 이 글을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인옥기자 pio@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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