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이 내놓은 ‘젠더 이슈’…이대남‧이대녀의 시각은

2022.01.13 06:00:00 1면

-李 페미니즘 유튜브 출연에…“진정성 보다 표심 얻으려는 전형적 모습”
-尹 젊은 남성 겨냥 공약은…“구체성 떨어지는 남발성, 표심잡기만 혈안”
-2030세대 유권자 “단순 표가 아닌 국민 포용 언행‧정책 승부하길 희망”

 

대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후보는 이대남(20대 남성)·이대녀(20대 여성)들의 표심을 겨냥한 듯 ‘젠더(Gender)’ 이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페미니즘 관련 유튜브 채널과 인터뷰 등을 통해 이대녀 잡기 행보를 보이는 반면 윤석열 후보는 여가부 폐지, 장병 월급 인상 등 공약으로 이대남 잡기에 나섰다.

 

경기신문은 대선 후보들이 주목하고 있는 젊은 유권자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봤다. 

 

◇ 李, 페미니즘 유튜브 채널 출연…“이대녀 공략” vs “환심 전략”

 

이 후보가 표심을 겨냥한 이대녀들의 반응은 냉정했다. 이들은 이 후보의 행보가 페미니즘이나 여성 인권 등에 대한 진정성 있는 관심보다 특정 집단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회사원 이모(29·여)씨는 “얼마 전까지 가족 사이 갈등에서 성차별적인 욕설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여성 인권 관련 채널에 출연한 것은 단순히 표를 의식한 행동으로 보인다”며 “대선 승리를 위한 퍼포먼스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회사원 정모(28·여)씨도 “지하철 임산부석에 앉거나 청년 공약 인터뷰 중 여성 청년은 배제시키는 발언 등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행보를 보면 여성이나 성소수자, 사회적 약자 등에 대한 관심은 크게 없어보였다”며 “취약 유권층인 젊은 여성들의 환심을 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권모(26‧남)씨는 “이 후보가 젊은 남성들의 표심을 잡기 어려워지자 젊은 여성들의 지지율을 좀 더 끌어내 쐐기를 박으려는 모습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 후보가 패미니즘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프리랜서 김모(29·남)씨는 “페미니즘이나 성소수자와 관련된 이슈는 등한시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대선 후보로 출마한 이상 여러 집단과 다양한 이슈에 대해 후보의 생각을 밝히고 관심을 표현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 尹, 여가부 폐지·병장 월급 200만원 공약…“이대남 공략” vs “표심 잡기만 혈안”

 

윤 후보가 이대남을 겨냥해 내세운 공약에 대해 청년들은 일부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또 SNS의 ‘한 줄 공약’은 깊은 고민 없이 단순 남발성 공약에 그쳐 표심 잡기에만 혈안이 된 행보로 보인다는 비판도 나왔다. 

 

대학생 김모(26·남)씨는 “꾸준히 논란은 있었지만 여가부 폐지는 찬성한다”면서도 “군 장병 월급 200만 원 공약은 남발식 공약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3배 가까이 되는 예산을 어떻게 확보하고, 책정할지는 의문”이라며 “이 후보의 탈모약 건강보험 공약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대학원생 손모(30·남)씨도 “병장의 월급을 올리기 전 선행돼야 할 부분을 살펴야 하는데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이라며 “공약이 정책으로 이어졌을 때 어떤 효과가 생길지 깊은 고민 없이 SNS에 한 줄로만 밝히는 것은 무책임하고 전형적으로 표만 노리는 정치 행위”라고 비판했다.

 

대학생 김모(26·여)씨는 “여가부 폐지는 찬성도 반대도 아니다”라며 “젠더 갈등으로 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게 아닌 여러 사항을 고려해 나오는 결론이 대안이 돼야한다. SNS상 공약은 신뢰성이 떨어져 남자든 여자든 오히려 반감만 사게 될 뿐”이라고 밝혔다. 

 

취업준비생 한모(27·여)씨도 “뉴스를 통해 공약을 접했을 때 남녀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후보들이 사전에 철저히 계획‧조사해 나온 공약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고, 특정 집단의 환심을 사려는 보여주기식 공약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이대남‧이대녀 “갈등 조장 아닌 대통령 후보다운 언행·공약 이어졌으면”

 

젊은 유권자들은 대선 후보들의 젠더 관련 발언과 제시한 공약들이 남녀 갈등을 조장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여야 후보 모두에게 대통령 후보답게 국민을 포용하는 언행과 공약으로 공정하게 승부하기를 희망했다.

 

대학생 김모(26·남)씨는 “젠더 이슈에 민감한 남녀들은 대선 후보들이 부추기지 않더라도 어디서든 갈등을 찾아서 싸우고 있다”며 “후보들의 젠더 이슈 관련 발언이나 가벼운 공약들이 오히려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프리랜서 김모(29·남)씨는 “대선 후보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중요한데 가벼운 행보들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남녀 모두가 공존해 살아가는 사회에서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타협점을 찾도록 도움을 주는 게 낫다”고 말했다. 

 

회사원 정모(28·여)씨도 “대통령 후보로서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나라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또 어떤 부분을 발전시키고 싶은지 등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번 후보들에게는 그런 것들을 찾아볼 수 없고, 자신의 존재 노출이 유세 본질이 된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회사원 이모(30‧여)씨는 “특정 연령과 집단의 표 분산을 막으려는 두 후보의 생각은 정치인으로서 성숙하지 못하다”며 “단순히 표를 위한 공약인 아닌 국민을 포용하는 언행과 정책으로 승부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 경기신문 = 김혜진·허수빈 기자 ]

김혜진·허수빈 기자 trust@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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