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헌정의 '오늘의 성찰'] 자주성(自主性)

2022.01.14 06:00:00 13면

 

남을 대신하여, 그들의 신과 우주에 대한 관계를 결정할 권리를 넘보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권리를 남에게 양보하고 그들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맹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양쪽 다 잘못에 빠져 있는 것이다.

 

  모든 종교상의 문제가 이미 해결되어 교리가 확립되어 있다고 믿고, 이내 그 같은 문제의 해결과 교리의 확립을, 뒤를 잇는 사람들의 손에 모두 일임하는 사람들이 있다.


  남이 자기의 전매특허로 생각하고 있는 일에 대해 무슨 고민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 사람들은 밤낮으로 즐겁게 지내며 취생몽사하는 일생을 보내면 되는 것이다. 그 같은 어리석은 자기만족의 결과가 수많은 사람들이 남의 말을 무조건 받아들이고 있다. 맹목적인 신앙에 의해 만들어진 무쇠 멍에의 흔적이 노예의 증거로서 오래오래 우리의 목에 남게 되지 않을지 나는 두렵다. (밀턴)

 

  사람이 자기의 도덕적 자주성을 포기한 그때부터, 자기의 의무를 내면의 목소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일정한 계급 또는 당파의 견해에 좇아 결정하기 시작한 그때부터, 자신이 몇천만 명 가운데 단 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핑계로, 자기 의무를 돌아보지 않게 된 그 순간부터, 그는 자신의 도덕적 힘을 잃고 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인간에게서 구하며, 어리석고 경솔한 인간의 지식을 신의 권좌에 앉힌다. (채닝)

 

  우리는 처음에는 할머니로부터, 그다음에는 선생님들로부터, 더욱 성장한 다음에는 길에서 만나는 여러 훌륭한 사람들로부터 배우는 확고부동한 진리를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어린애와 같다. 우리는 그들로부터 들은 말을 외우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그러나 우리가 일단 그 스승들이 서 있던 단계에 이르러, 그들이 한 말들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는 순간, 그때 느끼는 환멸이 너무 강렬하여 그들한테서 들은 말들을 모두 잊어버리고 싶어지는 것이다. (에머슨)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탈을 쓰고 너희에게 나타나지만 속에는 이리가 들어 있다. 너희는 행위를 그들을 알게 될 것이다. 가시나무에서 어떻게 포도를 딸 수 있으며 엉겅퀴에서 어떻게 무화과를 딸 수 있겠느냐? 이와 같이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게 마련이다.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는 모두 찍혀 불에 던져진다. 그러므로 너희는 그 행위를 보아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예수)

 

  ‘새롭게’라는 것은 생의 그 본래 면목을 회복함이다. 절대성을 도로 찾음이다. 하느님이 상대에게 대하여 자기를 다시 주장함이다. ‘나다’ 나련다‘ 함이다. 하느님이 만물을 새롭게 한다는 것은 이것이다. 이 세계의 특징은 낡음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하느님의 절대 거룩의 풀무에 끊임없이 들어가서만 그 생력(生力)을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새로움은 낳음이다. 상한 것, 고장난 것을 고치는 동시에 또 자기 속에서 자기를 벗고 자기 이상 것으로 새로 남이다. 새는 낳음이요, 낳음은 새로움이다. 새로움은 자람이다. 핌이다. 완성함이다. 생은 자기완성을 위하여 자기부정을 하는 것이다. 죽지 않기 위하여 죽어서 자녀를 낳는 것이다. 하느님이 영원 무한한 생명이라면 하느님은 늘 새롭게 하는 이다. 그래서 생명을 약진이라 하고 불연속의 연속이라고 한다.(함석헌)/ 주요 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조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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