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휘의 시시비비] 함량 미달의 ‘북핵 대응책’

2022.02.09 06:00:00 13면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던진 ‘선제타격론’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배치’ 공약이 논란을 빚고 있네요. 윤 후보의 입에서 ‘선제타격’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민주당이 발끈하는군요. ‘전쟁광’이라는 과격한 말까지 나왔어요. 사실 ‘선제타격론’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공격 징후가 현저할 경우”를 상정한 질문에 대한 즉석 답변인데, ‘억까’식 비난은 좀 과하다는 느낌이 있네요.

 

그런데 지난 3일 TV 토론회에서 윤 후보가 한 ‘사드 추가배치’ 발언은 엉성하기 짝이 없어요. 북한의 핵미사일로부터 수도권 방어를 위해서 다양한 요격미사일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라면 비난할 이유는 없지요. 하지만 하필이면 비판과 논란의 여지가 많은 ‘사드’를 수도권 주변에 배치하겠다니 벌집을 건드린 셈이 되고 말았군요. 문득 윤 후보 참모들의 수준을 의심케 되네요.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우선 ‘선제타격론’은 북한군의 ‘발사징후’를 포착하기가 어렵다는 차원에서 미더운 대안이 못 된다고 해요.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정치적 허세나 꾐수는 될지언정 현실적인 대안은 아니라는 얘기죠.

 

윤 후보의 ‘사드 추가배치’ 공약도 그래요. 실효성은 물론이고 선거전략 상으로도 유리한 정책이 아니에요. 이미 수도권 안팎에서 민주당 조직을 중심으로 반발 시위가 번지는 등 난리가 나고 있잖아요? 그동안 사드가 배치되면 북한군의 공격목표가 되어 그 지역이 위험해진다는 논리가 먹혀들고 있는 나라에서 왜 그걸 건드렸을까요? 뭐든 대비를 해서 북핵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보다는 당장 “위험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더 먼저 민심을 움직이잖아요.

 

아이언돔, 다비드 슬링과 애로우의 뛰어난 3단계 미사일 요격시스템을 넘어서서 차세대 레이저 요격체계를 구축해가고 있는 이스라엘의 방어시스템이 주목되는군요. 이스라엘은 작년 레이저로 1km 거리 비행물체 요격에 100% 성공했고, 20km 거리 요격시험을 앞두고 있대요. 레이저 요격체계가 구축되면 저비용의 전자 펄스로 요격이 가능해져서 전쟁 방식도 크게 달라진다고 해요. 우리도 이런 시원한 소식 좀 들을 수는 없나요? 이쯤에서 정치권과 국방부가 다른 확실한 대안을 내놔야 할 텐데 말이죠.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여 실현 불가능한 ‘선제타격’이나 실효성도 없는 ‘사드 배치’에서 답을 찾으려는 윤 후보의 공약은 허술해 보여요. 하지만 그렇다고 “젊은이들이 다 죽는다”하고 선동하는 ‘패배주의 안보론’이나, “우리 지역에 미사일 배치는 무조건 반대다”라는 식의 ‘님비(NIMBY) 행동 확산’은 괜찮은가요? 자신감을 품고 북한 도발을 억제할 강력한 ‘힘’을 갖출 묘안부터 내놓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어쨌거나, 온 국민의 생존 여부가 걸린 이 중차대한 문제를 선거판이 이렇게 난도질하면서 민심을 갈라치는 건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에요.

안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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