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결산〕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남긴 숙제

2022.02.20 14:38:38 11면

대한민국 동계스포츠 평창 대회 이후 과거로 회귀
체육단체 소극적 대처로 발전 기회 날려, 오히려 퇴보
평창 때 설치한 시설 운영비 이유로 폐쇄…경기력 저하

 

지난 17일 동안 전 국민애개 감동을 선사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국민들의 정서가 메달 획득보다는 올림픽 무대에 서기 위해 피땀흘린 선수들의 노력에 더 많은 박수와 격려를 보내는 것으로 바뀐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체육계는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동계스포츠에 대한 많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빙상 종목에 치중했던 메달도 컬링, 봅슬레이,스켈레톤, 스노보드 등 다양한 종목으로 확대되며 동계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인 금 5개, 은 8개, 동메달 4개를 따냈다.


하지만 불과 4년 뒤 열린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금 2개, 은 5개, 동메달 2개 등 9개의 메달을 얻었다. 평창 대회의 절반 수준이다.


동계올림픽 첫 메달을 획득한 1992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이후 이번 대회에서 역대 가장 적은 금메달 타이기록을 썼다.


우리나라가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한 대회 금메달 2개 이하를 획득한 건 1992 알베르빌 대회(금 2, 은1, 동1), 2002 솔트레이크시티 대회(금2, 은2) 이후 처음이다.


메달 순위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기록한 역대 최저 순위(14위)를 기록했다.


대회 개막 전에 대한체육회가 세운 금메달 1~2개의 목표는 달성했지만 이 목표가 오히려 선수들의 사기를 저하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평창 올림픽 이후 더 발전할 수 있었던 우리나라 동계스포츠는 체육단체의 소극적인 태도로 발전 기회를 놓쳤고 4년 만에 우리나라 동계올림픽 메달밭은 다시 빙상 종목으로 되돌아가 있었다.


그나마도 평창 때 메달을 땄던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도 입상해 ‘새로운 영웅 만들기’ 조차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평창 올림픽을 위해 건설한 많은 경기장을 대부분을 대회가 끝나자마자 폐쇄했다.


썰매종목경기장인 평창 슬라이딩센터는 평창 대회 직후 사용하지 않고 있고 강릉에 건설된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도 폐쇄된 지 오래다.


국내 유일의 실내 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이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내년 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이 사라진다면 당분간 국내 스피드스케이트 선수들은 대회조차 열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지난 해 국정감사에서 임오경 의원(더불어민주당·광명갑)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받은 답변에 2027년까지 수도권에 태릉스케이트장을 대체할 새로운 국제 규격의 스케이트장을 건립하겠다고 되어 있지만 아직까지 후보지 조차 선정을 못한 상태다.


평창 대회에서 가능성을 봤던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등 썰매 종목은 있는 경기장을 유지 관리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아 선수들이 해외로 나가 훈련을 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 유일의 스키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경기장이 있는 알펜시아는 민간기업에 팔렸다.


알펜시아를 인수한 기업이 아직까지는 경기장 사용을 허락하고 있지만 해당 경기장이 사유지로 바뀐 만큼 언제 폐쇄되거나 철거될 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처럼 있는 시설도 활용하지 못하면서 4년 전 가능성을 봤던 종목들은 퇴보할 수 밖에 없었고 우리나라 동계올림픽 메달밭도 빙상 종목으로 회귀할 수 밖에 없게 됐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빙상 종목 뿐만 아니라 스키점프, 스노보드, 노르딕복합 등 다양한 설상 종목에서 메달을 따고 있다.

 

과연 비용 문제로 어렵게 건설한 경기장을 폐쇄하고 방치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지 다시한번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지금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4년 뒤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둘 수도 있다.

 

[ 경기신문 = 정민수 기자 ]

정민수 기자 jm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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