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RM도 찾은 의정부미술도서관…“철학을 담은 새로운 변화”

2022.04.01 06:00:00 16면

도서관에 미래를 담아…개관 4년, 유연한 디자인으로 공간 가치 확장
도서와 미술을 연결하는 쉼터…미술 분야 공부하는 이들에겐 ‘보물섬’
‘특별함의 특별함’…신사필파 백영수 작가 섹션‧희귀자료 550여점 소장

 

2019년 11월 의정부시에 새로운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미술과 책이 융합된 미술 특화 공공도서관으로 전국에서 최초다. 미술 애호가로 알려진 그룹 방탄소년단(BTS) 리더 RM(김남준)이 지난 1월 의정부미술도서관을 찾으면서 새로운 명소로 유명세를 탔다.

 

의정부시는 미래를 도서관에 담아내려 고민했다. 단순히 책만 읽는 것이 아닌 예술적 감성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기능을 담아 기존 도서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개관 4년째를 맞은 의정부미술도서관. 공공도서관에서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나며 지금도 새로운 시도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

 

 

◇“공간이 바뀌면 생각도 바뀐다”…의정부 랜드마크로 ‘우뚝’

 

의정부미술도서관은 전통적 도서관의 모습을 넘어 혁신적인 공간과 콘텐츠를 제공한다. 내부 공간은 시각적으로 오픈돼 있고, 연계와 확장이 가능한 유연한 디자인을 통해 다양성을 보여준다.

 

리듬감 있는 공간 구성과 조형적인 가구‧집기는 편안함과 역동성을 동시에 표현하며 안정감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사고의 창의성을 높인다. 또 예술작품을 통해 제한된 도서관의 기능 이상의 도서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의정부미술도선관은 각 층별로 콘셉트를 달리해 공간을 재구성해 공간의 가치를 확장했다.

 

우선 1층 아트그라운드는 열람공간과 커뮤니티 공간이 공존하는 광장 콘셉트로 소규모 미팅, 오픈스테이지 프로그램 운영 등 자유롭게 책을 읽고 소통하는 공간이다.

 

2층 제네럴그라운드는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컬렉션을 갖춘 미술도서관의 중심 공간이다. 3층 멀티그라운드는 평상시 열린 공간으로 사용되면서도 강연, 체험, 전시 공간 등으로 활용이 가능해 실제 공간보다 더 많은 활동이 가능하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의 공간은 시민들의 생각과 행동에 변화를 주기 위한 철학을 담았다. 문화예술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일상에서 필요한 영감을 얻고, 심미적 안목과 감성을 키울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한 것이다.

 

‘공간’은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도서관의 가치를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했다. ‘가구’는 획일적이고 정형화된 구조를 탈피해 자유롭게 제작, 독립적 오브제가 되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로 인해 의정부미술도서관은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드라마, 유튜브 등 각종 콘텐츠에 연일 등장하며 의정부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특별함 더하는 자료”…미술 희귀본은 기본, BTS RM 기증 도서도

 

의정부미술도서관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책이다. 미술로 특화된 공공도서관의 역할을 위해 예술 서적의 장서 구성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일반인에게는 일상 속에서 미술을 연결해주는 쉼터로, 미술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공부를 하려는 이들에게는 ‘보물섬’과도 같은 곳이다.

 

1층 아트그라운드에서는 9000권의 예술 관련 국내 도서와 3000권의 해외 도서가 이용자들을 마주한다. 국내 도서 중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시립미술관(SEMA) 등이 제작한 전시도록 코너, 신사실파 섹션 등이 마련됐다. 해외 도서는 호크니빅북 등 미술작품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고화질 컬러인쇄본이 구비돼 있다.

 

또 3층 기증존에는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이 기증한 개인소장 도서와 하와이 호놀룰루미술관에서 소장했던 전시도록, 미술서적 등을 열람할 수 있다. 

 

의정부미술도서관에서는 국내외 미술 관련 희귀본도 감상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 팝아트의 선구자인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을 모은 호크니 빅북(Hockney Bigger Book)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전 세계에 9000부가 출판됐다. 가로 51cm, 세로 71cm, 두께 10cm의 책은 무게만 47kg에 달한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호크니 빅북 3068번을 소장 중이며, 1층 아트그라운드에서 만날 수 있다. 책의 접힌 페이지를 펼치면 가로 150cm의 생생한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도서를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정부미술도서관을 방문하는 이유가 된다고 이용자들은 입을 모은다. 

 

 

미술 애호가로 알려진 BTS 리더 RM도 지난 1월 의정부미술도서관을 찾아 다양한 예술적 감성을 느낀 것을 자신의 SNS를 통해 알리며 팬들과 소통했다.

 

RM은 자신의 27번째 생을 맞아 아름다운 미술책 읽는 문화 확산을 위해 국립현대미술관문화재단에 1억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미술관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중‧고등학생들이 쉽게 미술을 접할 수 있도록 미술책 보급에 쓰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출간한 미술 도서를 중심으로 절판되어 구하기 어려운 도서, 재발행이 필요한 도록 제작에 사용됐다. 제작된 도록은 전국 400여 공공도서관과 초‧중‧고 학교도서관에 기증됐고, 의정부미술도서관에도 한 세트가 도착했다. 

 

RM이 도서를 기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의정부미술도서관에는 기증도서의 위치를 문의하거나 도서관 구석구석을 사진에 담는 이용자와 젊은 외국인 방문이 부쩍 늘었다.

 

 

의정부미술도관은 화가 백영수 작가를 모티브로 했다. 백영수 작가는 조형적 순수성을 표방한 ‘신사실파’ 동인으로 김환기·유영국·이중섭 등과 함께 활동한 거장이다.

 

도서관에는 백영수 작가가 활동한 신사실파 섹션을 별도로 마련돼 있고, 이곳에서는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사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신사실파 관련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신사실파 작가의 작품이 수록된 현대문학 창간호(1955년) 등 희귀자료 55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광주비엔날레 등 전시도록을 별도 배치했고, 일반인뿐 아니라 전문가에게 도움이 되는 자료를 계속해서 수집 중이다. 

 

 

◇미술로 특화된 도서관…해외서도 도서 기증 이어져

 

의정부미술도서관의 명성은 이미 해외에서부터 인정받았다. 2019년 7월 개관을 앞두고 하와이 호놀룰루미술관에서 본인들이 소장한 도서를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과 일본에서 출판된 도서와 호놀룰루미술관 전시 작품 도록 등으로 구성된 도서를 2년에 걸쳐 2000권을 기증 받아 일부를 기증존에 비치했다.

 

기증존의 도서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미술 분야의 전문가들이 개인적으로 소장했던 도서들로 그들의 지식 탐구 과정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의정부미술도서관 개관 전 대전시립미술관 선승혜 관장이 2000여권을 시작으로 현재 6000여권의 도서가 순환 비치되고 있다.

 

1층 아트그라운드에는 최근 출판된 국내외 미술도서가 비치돼 있고, 3층 기증존에는 과거 출판된 국내외 미술도서가 소장돼 있어 미술로 특화된 의정부미술도서관의 가치 높이고 있다.

 

안병용 시장은 “공공도서관은 이제 다양하고 복합적인 문화공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추세”라며 “의정부미술도서관이 시민의 삶을 변화시키고, 지역을 성장시킬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

고태현 기자 thk0472@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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