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범의 미디어 비평] 프로야구가 언론에 던지는 메시지

2022.04.11 06:00:00 13면


언론이 참 태평해 보였다. 프로야구 기사를 읽으면서 와닿은 느낌이다. 특히, 신문이 그렇다. 2022프로야구가 지난 4월 2일 토요일 오후 2시 잠실야구장을 비롯해 전국 5개 야구장에서 성대하게 개막됐다. 


최근 일부 선수들의 일탈행동으로 팬들의 외면을 받아온 프로야구였다. 하지만 금년은 팬들의 관심을 끌 흥행 요소가 넘쳐난다. 무엇보다 ‘경기의 품질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 SSG 김광현과 기아 양현종이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왔다. 류현진의 LA다저스 시절 동료로  야구팬들 사이에 친숙한 야시엘 푸이그가 키움에서 활약한다. 제2의 이종범이라는 찬사를 받는 신인도 있다. 김도영이다. 그는 4할이 넘는 타격으로 시범경기 수위 타자를 차지했다. 그에 필적할만한 다른 신인들이 1군엔트리에 많이 포함됐다. 


지난 두 시즌은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로 치뤄졌거나 소수의 관중만 입장이 허용됐다. 음식물 섭취는 물론 응원도 불가능 했다. 이젠 함성을 지르는 응원을 뺀 모든 제약이 다 사라졌다. 야구장은 일상회복이란 말이 실감날 정도다.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하다. 시즌 시작 직전엔 야구인 출신 허구연씨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에 취임 했다. 취임 일성으로 선수들에게 ‘경기의 품질 양상’과 ‘공인으로서 도덕적 재무장’을 강조했다. ‘팬 퍼서트’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인기 회복의 지름길을 제시한 것이다. 문제의 핵심을 꿰뚫었다. 야구를 언론으로만 바꾸면 언론위기 타개책으로도 흠이 없어 보인다.  


개막전을 전하는 언론보도는 어땠을까? 경기 1시간 전 연합뉴스가 <삼성 어쩌나…구자욱·오재일·백정현·장필준 집단 공백>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 내용에 NC 양의지, SSG 최주환, 키움 박동원 등 핵심 선수들이 엔트리에 빠졌다고 했다.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고만 전했다. 팬들은 ‘의심된다’는 소극적인 기사를 언론에 기대하지 않는다. 경기시작 직전에 알린 구단의 문제를 지적하고, 확진자는 언제쯤 출전 가능하지를 취재해 보도해 줘야 한다. 하루 확진자가 30만을 오르내리는 데, 확진 사실을 감추는 게 바람직한지도 따져야 한다. 


토요일 개막 경기는 이틀이 지난 월요일자 신문 스포츠면 머릿기사를 장식했다. 동아, 조선, 중앙, 한겨레, 한국일보는 카타르 월드컵 조편성 기사보다 더 비중있게 다뤘다. 경향신문만 비중을 낮췄지만 별반 차이가 없었다. 3년만에 돌아온 야구장의 치맥 사진은 이틀이 지났어도 지면 신문을 장식할 수 있다.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 독자들에게 청량감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경기내용을 전하는 기사는 신문이 아닌 구문다. 적어도 월요일자에 어느 한 신문이라도 코로나19 감염으로 주전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기사가 나왔어야 했다. 맥락을 짚어주는 분석기사라야 독자가 찾는다. 신문 읽기 사이에 생각하는 자리가 있으려면 더더욱 그렇다.

최광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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